J.D.파워 회장
J.D.파워 회장 ‘쓴소리’
미국의 자동차 품질평가 및 마케팅컨설팅 전문회사인 ‘제이디 파워’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제임스 데이브 파워 3세(사진)가 “현대자동차의 발전을 막는 요소는 회사의 가족경영 체제와 한국 내수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라는 등 현대차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파워 회장은 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산업자원부 주최로 열린 ‘부품·소재 국제포럼 2007’에서 “현대차는 가족경영 체제인데, 이것이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미국에서도 가족들이 경영하는 포드는 세계와 미국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포드의 경우, 가족의 회사 통제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었으나 도요타는 가족경영을 할 때도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팀을 꾸려 운영했고, 현재는 가족이 아닌 최고경영자가 따로 있다”고 현대차와 비교해 설명했다. 파워 회장은 한국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독점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한국 정부가 수입차 시장을 좀더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도요타 렉서스와 현대차의 차이를 ‘경험’과 ‘마케팅’이라고 짚었다. 파워 회장은 “렉서스는 회사의 충분한 지원으로 월등한 품질을 갖게 됐는데, 다른 브랜드들이 이를 따르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역사가 짧은 현대차는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워야 하며,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마케팅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에서 위상이나 발전 가능성과 관련해, 파워 회장은 “현대차가 처음에 미국 시장에서 품질 탓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10년 품질 보장’과 다양한 기능 추가 등을 바탕으로 품질에 대해 확신을 줬다”며 “현대차는 품질면에서는 매우 우수하나 마케팅과 판매에는 좀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워 회장은 미국의 1950~60년대 사례를 들며 임금 인상만을 요구하는 노조는 결국 자동차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1950년대 미국의 자동차 노조는 임금인상만을 주장했고 경쟁이 없는 상황이어서 회사와 국가가 동조하면서 자동차의 가격이 올랐다”며 “이 때문에 미국차의 경쟁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한국 회사들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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