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미니쿠퍼 클럽맨
차체 24cm늘려 뒷좌석 공간 확대
제동성능·터보엔진 여전히 강력
제동성능·터보엔진 여전히 강력
새차 돋보기 / BMW 미니쿠퍼 클럽맨
아무리 미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차에 3명 이상을 태울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구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슬픈 시절이 있었다. 뒷좌석이 있긴 하지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수준으로 좁았던 탓이다. 성인 남성이라면 차라리 앉기를 포기해야 했다.
거기서 시작된 것이 클럽맨의 콘셉트다. ‘뒷좌석에도 사람을 태울 수 있게 하자.’ 그리고 ‘3인 이상의 가족에게도 차 좀 팔아보자.’ 이상이 차체의 길이가 24㎝ 늘어나고 뒷좌석 공간도 8㎝ 늘어난 미니 클럽맨의 탄생기다.
길이가 늘어나고 차량 뒷면의 문이 좌우로 열린다는 것, 오른쪽 측면에 조그만 뒷문이 생겼다는 점을 빼면 클럽맨은 미니 쿠퍼와 차이가 거의 없다. 출렁임이 거의 없는 단단한 하체와 상당한 진동과 소음을 ‘자랑하는’ 승차감도 여전하다. 미니는 ‘스포티’함을 뽐내는 베엠베(BMW) 계열 차량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하체를 자랑하며 제동 성능도 상당히 강력하다. 뛰어난 급제동 성능은 사실 독일차들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아우토반에서 무제한 속도로 달리다가 급정거를 해야 할 일이 종종 있는 독일 사람들에게 짧은 제동거리는 목숨과 직결된 문제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우선하며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세팅해 놓은 국산차를 타던 습관으로 미니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대시보드에 코를 쳐박을 수도 있겠다. 엔진 성능 또한 상당히 뛰어나서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급가속을 시작한다. 특히 미니 쿠퍼 S는 1600㏄의 작은 엔진에도 불구하고 175마력의 최고출력을 보이는 터보엔진을 채택했다. 하지만 역시 클럽맨의 미덕은 차체의 길이다. 이제 뒷자리에 사람이 앉을 수 있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지난해 신체검사에서 178.7㎝의 키를 기록했던 기자가 앉아도 큰 불편을 느낄 수는 없었다. 비행기의 이코노미석 수준이랄까. 장거리 여행은 쉽지는 않을 듯 했다. 하지만 ‘미니에서 이 정도 안락함이면 호사나 다름없다.’(월간 <자동차생활> 김기경 편집장) 즉, 미니 클럽맨의 등장은 ‘365일 꼬박 미니만 타도 괜찮다는 뜻이다.’(월간 <탑기어> 황인상 에디터)
기자가 예전에 미니를 처음 타보고 받은 느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청춘을 닮았다’는 것이었다. 시끄럽고 불편하고 비싸지만 ‘폼에 살고 폼에 죽는’ 젊은이의 감성에 꼭 어울리는 차. 나이대로 치면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시절이라고나 할까.
그럼 길이가 길어진 미니 클럽맨은? 이제 슬슬 사회도 알아가고 가족을 맞을 준비도 해야 되는, 그렇다고 청춘을 포기할 수도 없는 20대 후반을 닮았다. 물론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제멋대로지만 멋있었던 친구가 갑자기 지극히 현실적으로 변한 듯한 아쉬움도 없지 않다. 미니 쿠퍼 클럽맨 3600만원, 미니 쿠퍼 S 클럽맨 4100만원.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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