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900여명 “동참” 결의
노조는 “회사쪽 일방적 선언”
노조는 “회사쪽 일방적 선언”
현대자동차의 비상경영 선언을 두고 노조 안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노-사 및 노-노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 내 1~5공장, 엔진변속기, 소재, 시트 등 8개 사업부 생산직 조·반장으로 구성된 반우회 소속 900여명은 최근 사업부별로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 결의대회를 잇달아 열고 위기 극복을 내세운 회사의 비상경영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장과 반장은 대부분 근속 연수가 10~20년 이상인 생산직 직원으로, 일반 조합원 신분도 동시에 갖고 있다. 울산공장 전체의 조·반장은 모두 4천여명에 이른다.
반우회는 호소문을 통해 “당면한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반우회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위기극복 실천 결의대회 △원가절감운동 활성화 △품질향상 등을 통한 현장직원의 위기극복 동참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비상경영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 23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비상경영체제의 방안으로 내놓은 관리직 임금 동결, 전주공장 버스생산라인의 1교대 변경, 아산공장 단축 생산은 4만5000명 현대차 노조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반우회의 성명서는 실질적으로 회사 관리조직 차원에서 주도해 나온 것으로 달리 입장을 밝힐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조의 입장은 위기를 공감하지 못한다거나 비상경영을 무조건 거부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외환위기 당시 노조가 임금동결과 성과급 반납 등을 제시했는데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단행해 신뢰가 깨진 아픈 전례를 되풀이하지 말고 노사간에 솔직한 대화를 통해 지혜롭게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현대·기아차는 이번주부터 현대차 아산공장을 주·야 4시간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전주공장 버스생산라인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등의 비상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사는 또 관리직의 임금을 동결하고 혼류생산 등 유연생산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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