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양승석 사장
(밀리언클럽: 100만대 판매)
현대차 양승석 사장 “제게 꿈이 생겼습니다. 5개 사업부 가운데 미주와 유럽, 아시아·태평양 3곳이 100만대 이상 판매해 ‘밀리언클럽’에 드는 겁니다. 3년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올해 초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판매를 글로벌영업본부로 묶으면서 수장 자리를 맡은 양승석(사진) 사장은 지난 13일 제주도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아직은 말 그대로 ‘꿈’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현대차의 지역별 판매량은 북미(미국과 캐나다) 48만2천대, 유럽 47만7천대, 아시아·태평양 64만5천대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빅3 등 메이저 자동차회사의 침체와 상대적으로 강한 소형차 라인업은 현대차의 ‘꿈’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배경이다. 지난 11~15일 제주도에서 현대차가 처음으로 전세계 16개국 50명의 잠재고객들을 초청해 한국문화 체험과 골프대회 등 프리미엄 마케팅을 벌인 것도 이런 기회를 활용하려는 현대차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양 사장은 “요즘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태 쪽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사업부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미시장에서 소형차 위주의 전략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제네시스에 이어 하반기 에쿠스를 미국에 출시하는 것은 “이런 좋은 차도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보여줘 결국엔 더 많은 소형차를 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제네시스가 수입차 고객 50%를 돌려세웠다는 통계도 있다”며 “에쿠스를 한달에 2천대밖에 생산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1분기 성적도 엄청나게 (마케팅 비용 등으로) 돈을 쓴 결과인데 막상 보니 다른 업체들은 더 했더라”며 현대차의 선전이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1, 2등을 하네 마네 싸움이 아니라 당장 어떻게 차를 한 대라도 더 팔아 내일 살아남느냐가 문제인 처절한 때”라는 것이다.
제주/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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