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미국 제치고 최대시장 떠오르며 ‘용쟁호투’
현대차도 국외 첫 신차발표 장소로 중국 선택
현대차도 국외 첫 신차발표 장소로 중국 선택
지난 18일 저녁 중국 베이징 중심의 고급 호텔 파크하얏트, 현대자동차가 최고급 차종인 신형 에쿠스를 중국 시장에 내놓는 신차발표회를 열었다.
현대차는 신형 에쿠스를 해외시장에 선보이면서, 첫 신차발표회 장소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했다. 중국 부유층을 겨냥해 ‘왕과 왕비가 타는 차’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웅장한 무대를 꾸미고 왕족으로 분장한 모델을 등장시켰다. 판매가격이 67만7천위안(1억2350만원)~91만위안(1억6600만원)인 신형 에쿠스는 그동안 도요타 렉서스, 아우디, 벤츠, 베엠베(BMW) 등이 주도해온 중국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중국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만리장성 정상에 오르려는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용쟁호투’가 불꽃을 튀기고 있다. 중국 시장은 이제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격투장이 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시장에 신차를 내놓으려면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을 거쳤지만, 이제는 중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 시장의 수요는 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56%나 늘어나면서, 전세계 판매 순위 4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올 3월부터 7월까지 연속 5개월 동안 매월 100만대를 넘어섰다. 7월은 자동차 판매 비수기지만, 올해 판매량은 108만56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63.57% 급증했다.
최대 비결은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배기량 1600cc 이하의 소형차 판매세를 기존 10%에서 5%로 낮췄다. 대도시는 이미 자동차로 넘쳐나지만, 지방 중소도시에서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고향’에서 고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업체들도 중국에서 생존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7월 중국 시장에서 12만8천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미국에서 파산신청을 하는 등 고전한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중국에서 109만대를 팔았고, 올해는 이미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견제도 심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란트라가 도로에서 반으로 쪼개졌다는 근거 없는 합성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경쟁업체들이 이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호황이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자금 쏟아붓기가 하반기에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호황이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자금 쏟아붓기가 하반기에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