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품업체 일본서 전시회…도요타 ‘신기술 요구’
‘난공불락’ 도요타자동차에 납품하는 길에 한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첫발을 뗐다.
1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본사 구매본부에서는 한국 자동차부품업체 39곳의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상담회가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코트라(KOTRA)는 사이키 신이치 도요타 조달담당 부사장이 “도요타에겐 없는 새로운 기술이 전시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전세계 완성차회사 가운데 납품업체 선정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미국이나 유럽 자동차회사와 거래 실적은 있지만, 도요타에는 직접 납품하지 못했다. 그러나 도요타가 지난해 4610억엔(6조원)의 적자를 내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코트라의 정혁 나고야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도요타가 한국 부품에 별 기대 안하는 눈치였지만, 기술심사관이 한국 부품을 면밀히 검토한 뒤엔 신기술, 신공법으로 만든 부품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도요타의 요구에 맞춰 신기술, 신소재 제품을 내세웠다. 대성전기㈜는 차량 내부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지능형 스위치를 선보였고, ㈜데크는 기존 제품보다 무게가 절반가량 가볍고 1300도 온도에서도 버티는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를 내놨다. ㈜만호는 유리섬유로 만든 기존 천장재와 달리, 친환경소재인 천연섬유 우레탄을 세계 처음 천장재로 개발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2000여명의 바이어들이 찾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납품 최종 성사까지는 짧아도 여섯달, 길게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쪽은 “오는 11월 다이하츠, 2010년에는 스즈키, 혼다, 미츠비시와도 한국 자동차부품 전시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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