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승용차 모델별 수리비
소형 라세티 프리미어, 중형 NF쏘나타
보험개발원 17종 조사, 동급서도 두배 차이
설계 문제, 일체형 비싼 부품 탓 비용 올라
보험개발원 17종 조사, 동급서도 두배 차이
설계 문제, 일체형 비싼 부품 탓 비용 올라
국산 승용차가 같은 속도로 달리다 벽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을 경우, 동급 차량이라도 모델에 따라 수리비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엠(GM)대우의 자동차가 대체로 수리비가 적게 들고, 르노삼성은 수리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험개발원은 16일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출시된 주요 신차 17종류를 대상으로 같은 조건에서 충돌실험을 한 뒤 원상태로 복원하는데 드는 수리비를 계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은 세계자동차기술연구위원회(RCAR) 기준에 따라 시속 15㎞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의 앞면과 뒷면을 각각 10도의 경사벽에 충돌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평가 결과 1600cc급 소형차에서는 지엠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의 수리비가 117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르노삼성의 신형 에스엠(SM)3가 268만2000원으로 가장 높아 둘 사이의 수리비 차이가 2.3배에 달했다. 현대의 아반떼에이치디(HD)와 기아의 포르테는 수리비가 각각 254만2000원, 258만3000원이었다. 2000cc급 중형차에서는 현대의 엔에프(NF)쏘나타가 212만1000원으로 수리비가 가장 저렴했다. 기아의 로체 이노베이션은 수리비가 218만6000원, 지엠대우의 토스카는 243만5000원이었고, 르노삼성의 뉴에스엠5가 280만8000원으로 중형차 가운데 수리비가 가장 비쌌다.
스포츠유틸리티(SUV)에서는 지엠대우의 윈스톰 맥스가 268만400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현대의 투싼아이엑스(ix)는 364만원으로 수리비가 가장 많이 나왔다. 조사 대상 중 수리비가 가장 높은 차는 현대의 신형 에쿠스(392만6000원)로, 지엠대우의 경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91만1000원)에 견줘 4배나 비쌌다. 소형차 중 아반떼에이치디, 포르테, 신형 에스엠3는 중형차인 엔에프쏘나타, 로체 이노베이션보다 수리비가 많이 들어 차량 크기와 수리비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회사별로 보면, 라세티 프리미어·윈스톰 맥스 등 지엠대우 차량의 수리비가 동급의 다른 회사 차량보다 저렴했고, 신형 에스엠3·뉴에스엠5 등 르노삼성 차량의 수리비가 상대적으로 비쌌다.
보험개발원은 “지엠대우는 범퍼와 차체 사이에 충격흡수장치를 설치하는 등 설계 개선 노력을 한 결과 수리비가 낮아졌다”며 “수리비가 높은 차량은 대부분 설계 때 수리비용을 고려하지 않았고, 부품도 분할형보다 일체형이 많아서 조금만 부서져도 통째로 바꿔야 하는데다 부품 가격도 비쌌다”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