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도요타 소극적 대응 질타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빌 포드 회장에게 신뢰 회복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블룸버그>는 8일 대량 리콜 사태 뒤 소극적인 대응을 보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과 포드 자동차의 전 회장 빌 포드를 비교하며 이렇게 꼬집었다. 도요다 사장과 포드 전 회장은 각각 창업주 3세와 4세 경영인이다.
리콜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이후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던 도요다 사장은 지난 5일 나고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객들에게 폐를 끼쳤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일대 경영학과의 제프리 소넨필드 교수는 “한심하고 매우 부적절했다”며 “방어적인 대응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포드 전 회장은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2000년대 초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드 전 회장은 스포츠실용차(SUV) ‘익스플로러’의 타이어가 파열돼 사망사고가 난 사건을 계기로 회사가 55억달러의 적자를 내자, 2001년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는 2002년초 텔레비전 광고에 직접 출연해 소비자 설득에 나섰다. 증조부인 헨리 포드 시대의 영상과 자신의 모습을 흑백으로 교차하는 영상을 통해 포드 자동차의 역사를 강조했고, 직원들에겐 재정상황이 얼마나 악화됐는지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자동차산업 분석가인 메리앤 켈러는 “둘다 가문의 성이 광고판에 등장한다는 점에선 같지만 다른 점은 빌이 늘 회사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넨필드 교수는 “도요다 사장도 이같이 미스터 윈도(창)가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종업원들과 외부인들 모두에게 회사의 만회계획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도요타 자동차와 포드 자동차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서로에게 배움을 주고 받은 관계다. 1950년 파산 위기에 몰렸던 도요타 자동차는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었던 포드의 대량 생산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창업주의 사촌인 도요다 에이지가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포드 자동차 역시 2006년 세계 1위 자동차 업체로 도약하던 도요타 자동차의 생산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앨런 멀랠리 현 회장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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