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캠리등 34건 파악
미국 의회의 도요타 청문회를 앞두고 미 교통당국이 이미 2004년에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문제를 확인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나왔다. 또 도요타가 미국 교통규제 당국에 대한 로비 활동 결과로 수억 달러를 절감했다고 자화자찬한 문서도 공개돼, 청문회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미국 교통당국은 2004년에 이미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 최대 자동차보험사 스테이트 팜과 고속도로교통안전국 사이에 오간 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최근 의회에 제출된 이 자료는 2004년 2월 스테이트 팜이 “2002년형 렉서스 ES300 모델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거나 ‘가속 페달이 듣지 않는다’ 는 내용의 진정이 2002년9월부터 2003년11월 사이 5건 있었다”고 보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보고를 받은 당국이 도요타 차량의 다른 모델에서 비슷한 진정은 없는지 알아본 결과, 2002년·2003년형 캠리에서 29건 등 모두 34건의 진정이 있었다는 답변을 도요타로부터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교통당국이 문제를 확인한 2004년은 운전석 바닥 매트 때문에 도요타가 차량을 리콜하기 3년 전이다. 이런 사실은 바닥 매트가 급가속의 원인이 아닐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미 당국이 안일한 대처를 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한 부분이다.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교통규제 당국에 대한 로비활동을 통해 1억달러 넘게 절감했다고 스스로 밝힌 문서도 공개돼, 도요타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에이피>(AP)가 21일 입수해 공개한 도요타 내부 기밀문서는 “도요타가 2007년11월 캠리와 렉서스 ES350 차량의 바닥 매트 결함 관련 리콜 문제를 미국 교통부와 협상하면서 리콜 대상 차량을 5만5000대로 제한함으로써 1억달러를 절감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또 타코마 트럭에 대한 당국의 조사를 피했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그 과정을 ‘승리’라고 표현했다. 이런 사실은 도요타가 소비자 안전보다 금전적 이득을 더 앞세웠다는 근거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24일 열리는 미국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미국에 도착했다.
정남구 기자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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