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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강심장, 슈퍼카 타고 명차의 반열로 ‘무한 질주’

등록 2010-05-13 17:27수정 2010-05-14 13:33

강심장, 슈퍼카 타고 명차의 반열로 ‘무한 질주’
강심장, 슈퍼카 타고 명차의 반열로 ‘무한 질주’
[하니스페셜 : 스페셜 콘텐츠] 이제는 엔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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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엔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요즘 현대기아차의 사기는 하늘을 찌릅니다. 출시하는 신차마다 잘 들어먹히고, 도요타의 품질위기로 반사이익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단순히 영업성적이 좋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제 어느 곳에 내놓아도 제대로 경쟁할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덕입니다. 조금 더 따져보면 자신감의 많은 부분이 급격히 높아진 엔진기술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내친 김에 슈퍼카를 만들자!”

세계 10대 엔진에 꼽힌 타우엔진

현대기아차는 2012년을 주목합니다. 슈퍼카 완성이 예정된 목표연도입니다. 프로젝트 명은 ZK. 계획대로만 된다면 한국 자동차 개발사에 기념비적인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최근 엔진 개발을 보면 한마디로 눈이 부십니다. 고성능 디젤 R엔진에서 가솔린 직분사엔진, 직분사 터보엔진에서 디젤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마치 오랫동안 조용히 들이켜왔던 숨을 확 내뿜는 것처럼 굵직한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8단 자동변속기와 더블클러치 6단 변속기(DCT)까지 함께 나옵니다.

이들 엔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이제 해외 유수업체들에 근접하거나 동등한 대열에 들어서서 기술 경쟁을 벌일 기반을 잡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자동차잡지 <워즈 오토>(Ward’s Auto)가 선정하는 세계 10대 엔진에 제네시스 타우엔진이 들어간 것은 이런 발전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현대차는 배기량 5500cc짜리 엔진을 개발 중입니다. 타우엔진의 다음 버전입니다. 타우엔진은 현재 4600cc급으로 제네시스 수출용과 에쿠스 내수용에 장착됩니다. 국산차 가운데 최고출력인 366마력을 냅니다. 두번째 버전인 5000cc짜리는 에쿠스 리무진에 달아 이달 초 부산모터쇼에 내놓았습니다.

기술 독립 넘어 독자 기술 이정표

현대차는 세번째 버전인 5500cc의 용도에 대해 말이 없습니다. 대체로 두 가지 목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그야말로 ‘최고’ 급 대형차를 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까지 현대차가 개발한 승용차 중 가장 큰 모델은 에쿠스 리무진입니다. 경쟁모델은 벤츠 S클래스와, 베엠베(BMW) 7 시리즈, 렉서스 LS, 쌍용차의 체어맨 W 등이 있습니다. 5500cc 엔진의 첫 용도는 이 에쿠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쪽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 연말 에쿠스의 대미 수출이 포인트입니다.

또 다른 용도는 슈퍼카입니다. 유명 브랜드 가운데 슈퍼카를 내놓지 않거나 카레이싱에 뛰어들지 않은 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비교적 세계시장에 늦게 뛰어든 일본도 닛산(GT-R) 혼다(NSX) 도요타(LF-A) 등이 나란히 슈퍼카를 갖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과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슈퍼카 만큼 좋은 소재가 없습니다.

슈퍼카는 정밀 제작된 큰 배기량 엔진과 터보기술을 결합하거나 9000rpm을 훌쩍 넘길 수 있는 고회전 엔진을 통해 뛰어난 동력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슈퍼카 제작이 기술 독립을 넘어 독자적 기술 아성을 구축하는 의미를 갖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현대차 ZK프로젝트의 주요한 벤치마크 대상은 렉서스 LF-A입니다. F1 레이스용으로 개발된 4800cc V10 엔진을 야마하에서 재구성해 탑재한 전륜탑재-후륜구동(FR)형 슈퍼카입니다. 최고출력 560마력에 최고 시속은 332km. 배기음 소리까지 세계최대 악기제조사 야마하에서 조율했다는 일본 최고의 슈퍼카입니다.

현대는 카레이싱 참여 등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튜닝쇼에 출시한 제네시스 쿠페는 타우 4600cc 엔진으로 500마력을 내도록 튜닝하기도 했습니다.

기술 배운 미쓰비시에 역수출

20년이 안되는 기간에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루기는 했지만, 현대차가 엔진을 개발해온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991년 첫 알파엔진에 이어 2000cc급 베타엔진, 6기통 델타엔진, 쎄타 I과 II, 6기통 람다엔진 등이 이어졌지만 좌절과 실패도 적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에게 기술을 전수해준 미쓰비시가 이제는 쎄타엔진 부품을 주력모델인 MIVEC 엔진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업체 가운데 르노삼성은 SM7에 과거 ‘워즈 오토’ 10대 엔진이었던 VQ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개발한 엔진은 아닙니다. 지엠대우도 올 3/4분기 중 판매에 들어갈 준대형 알페온에 미국 지엠 본사가 개발한 SIDI V6 엔진이 채용할 예정입니다.

현대기아차의 엔진개발은 세계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환경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연기관 쪽으로만 추구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닙니다. 그 간격이 얼마나 머냐면, 한 예로 포르셰는 뛰어난 연비와 압도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가진 하이브리드 슈퍼카 918스파이더를 발표했습니다. 500 마력에 전기모터로 160kW의 출력을 더하면서 연비는 33.3km입니다. 다행히 아직은 컨셉트카입니다.

분명한 것은 국내업체들의 상황은 아직도 그들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분사 터보 엔진을 독자 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쓰비시와 아우디-폴크스바겐 등에서 처음 개발한 기술을 이제 채용했을 뿐입니다. 약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것이 다른 부분입니다.

강성환 객원기자 knightsshi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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