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테나>에 등장하는 기아자동차의 ‘케이(K)5’
K7 ‘아이리스’서 신차 공개
그랜저도 출시전 방송 출연
‘시크릿 가든’ BMW 시선 집중
“CF인지 드라마인지” 비판도
그랜저도 출시전 방송 출연
‘시크릿 가든’ BMW 시선 집중
“CF인지 드라마인지” 비판도
# “니가 아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한다.”(‘현빈 차’ 천둥·번개가 치는 하늘 아래로 달려간다)
지난 8일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마지막 장면. 뇌사 상태에 빠진 길라임(하지원)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영혼을 바꾸려는 김주원(현빈)의 애절한 모습이 더욱 돋보인 건, 지붕 없는 오픈카 덕분이었다. 현빈의 ‘애마’로 등장하는 이 차는 베엠베(BMW)의 ‘뉴 지(Z)4 sDrive35is’.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베엠베코리아에는 ‘현빈 차가 정확히 어떤 모델이냐’, ‘똑같은 차를 사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이 차의 판매가격은 959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베엠베코리아 관계자는 “차량 7대와 차량 유지비 정도만 협찬했는데 비용 대비 큰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피피엘(PPL·제품간접광고)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2009년부터 방송광고 규제가 완화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예 신차 공개를 드라마를 통해서 하는 마케팅 전략까지 등장했다. 이달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는 무려 다섯달이나 전에 드라마 <도망자 플랜 비>를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앞서 기아자동차의 케이(K)7이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처음 공개돼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기아차는 드라마 방영 일정에 맞춰 차량 출시 일정까지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기아차는 차량을 포함해 5억~6억원가량을 협찬지원금으로 냈다. 현대·기아차 광고계열사인 이노션 관계자는 “시청률, 노출 빈도 등을 따져 피피엘 효과를 추산하는데, <아이리스>는 200억원의 효과를 거둔 걸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 여러 채널을 동시에 공략하는 ‘꾀’까지 나왔다. 지엠대우는 새 수목드라마인 에스비에스의 <싸인>과 문화방송(MBC)의 <마이 프린세스>에 나란히 알페온을 협찬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도 레전드를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심장이 뛴다>에서 주인공 김윤진이 타는 차로 협찬했다. 최근 출시한 2011년형 레전드를 좀더 친숙하게 알리기 위해서다. 피피엘 무대는 드라마나 영화에 그치지 않는다. 문화방송의 스타 발굴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아차가 등장한다. 우승·준우승자에게는 케이 시리즈가 부상으로 제공되고, 2차 오디션을 알리는 현수막엔 기아차 로고가 노출되는 식이다.
자동차 회사들의 피피엘 예산은 아직 기존 텔레비전 광고비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비중은 갈수록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광고가 충족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입소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피피엘이 반드시 좋은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다. 기아차는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 차량 20대를 포함해 모두 10억원 상당을 협찬했지만, 시청률이 기대치를 밑돌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연급 배우인 정우성이 케이5, 차승원이 케이7, 수애가 씨드 스포츠 왜건을 타는 식으로 모든 게 기아차 일색이라 ‘시에프(CF)인지 드라마인지 모르겠다’는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혼다코리아가 영화 <심장이 뛴다>에 협찬한 2011년형 ‘레전드’
일 막을 내리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베엠베(BMW)의 ‘뉴미니컨버터블’이 제품간접광고(PPL) 방식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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