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여직원 10년새 0.4%p↓
‘양성평등’ 외국계 기업은 비중 확대
‘양성평등’ 외국계 기업은 비중 확대
여성 취업 문턱이 높은 자동차 업계에서 국내 토종업체와 외국계 업체들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에 견줘 현대·기아자동차의 여직원 비율은 줄어든 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은 늘어난 것이다.
17일 이들 업체의 사업보고서와 관련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체 직원(8만8736명) 가운데 여직원(3150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전체 직원(7만8880명) 중 2965명이 여성이었던 2000년(3.75%)보다 되레 떨어졌다. 10년 새 전체 직원수 증가 폭(12.4%)에 견줘 여직원 증가 폭(6.2%)은 절반에 그쳤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여직원 비중이 10년새 4.5%에서 4.1%로 0.4%포인트나 낮아졌다. 최근 인도 마힌드라한테 인수되긴 했으나 쌍용자동차도 지난해 여직원이 89명에 그쳐 전체 직원(4698명)의 1.9%에 머물렀다. 2000년(2.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외국계 업체들의 사정은 이와 달랐다. 2002년 지엠대우로 출범할 당시 한국지엠의 여직원은 전체 8200여명 가운데 287명(3%) 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전체 직원 1만7100여명 가운데 5.4%인 920명이 여성이다. 특히 사무직 여성 비율은 2002년 7%에서 올해 14%로 갑절이 됐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2000년 말 출범 당시엔 전체 직원 2364명 중 여성(45명) 비중이 1.9%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에는 여직원이 596명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
외국계 업체들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늘어난 것은 회사의 적극적인 양성평등 노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한국지엠은 2005년 ‘여성위원회’를 만들어 선·후배 여직원 멘토링 프로그램, 성공한 여성 리더와의 만남 등 여직원들의 경력개발에 힘써왔다. 르노삼성도 지난달 사내 여성인력 양성과 권익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켜, 여성인력 채용확대를 위한 세미나와 외부 간담회 등을 열기로 한 바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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