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팅크웨어, 에스케이 네트웍스 제공
운행 전후방 상황녹화…‘옥신각신’ 책임다툼 없애
고화질·120도 카메라 시야·AS 보장 ‘구매 포인트’
고화질·120도 카메라 시야·AS 보장 ‘구매 포인트’
자동차용 블랙박스 고를땐
지난 1월27일 새벽 서울 도심에서 길을 건너던 60대 노인이 승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애초 이 사고는 차량 한 대가 일으킨 사고로 처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곧이어 뜻밖의 진술이 뒤따랐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 김아무개씨의 차량에 달아둔 ‘블랙박스’에 사고 당시 장면이 그대로 찍힌 것이다. 뺑소니 운전자 2명이 추가로 덜미가 잡혔다. 사고를 낸 승합차 기사가 경찰에 신고를 하는 사이에 택시와 화물트럭을 몰던 뺑소니 운전자들은 쓰러진 노인을 치고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박스가 없었다면 영원히 묻혔을 뻔한 비밀이다.
■ ‘어젯밤 당신이 낸 사고를 알고 있다’…제3의 목격자 급부상 자동차용 블랙박스가 내비게이션과 하이패스에 이어 유용한 차량용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랙박스는 비행기 사고 원인을 파헤치는 데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전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용 블랙박스가 주목받고 있다.
블랙박스를 차에 달면, 사고가 났을 때 길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운전자 간에 옥신각신 언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차의 전후방 상황을 영상으로 녹화해 저장하고 차량의 속도와 방향, 브레이크 작동 및 안전띠 착용 여부 등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분석할 수 있는 기록들이 데이터로 남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에선 자동차용 블랙박스 부착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유럽은 지난해부터 모든 차량에 부착하도록 의무화했고, 미국도 올해부터 4.5t 이하 차량에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달도록 했다. 국내에선 우선 택시와 버스 등 상업용 차량에 대해서만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부착하도록 의무화된다. 내비게이션 전문기업인 팅크웨어 박상덕 부장은 “유럽과 미국 등이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에도 정책적으로 입안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블랙박스 시장은 50만대 이상으로 전년에 견줘 두 배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보험사들이 블랙박스가 달린 차에 대해 보험료를 3~4% 깎아주면서 운전자들의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옥션이 올 1분기(1~3월)에 집계한 블랙박스 판매량은 한 해 전에 견줘 43%나 늘었다.
■ 고화질·적정 화각·AS 등이 3대 구매 포인트 자동차용 블랙박스는 카메라 대수에 따라 1채널과 2채널, 4채널 제품으로 나뉜다. 1채널은 전방만, 2채널은 전후방을 모두 촬영하며, 여기에 좌우 측면까지 녹화되는 게 4채널이다. 일반 차량의 운전자들은 대부분 1채널 제품을 많이 쓴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제대로 영상을 촬영하려면 적정한 화각(카메라의 시야)을 고려해서 구입해야 한다. 그렇다고 화각이 너무 넓어지면 화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120도가량의 화각을 권장하는 편이다. 야간에도 제대로 촬영되려면 화질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이전에는 30만화소(VGA급) 제품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200만화소(HD급)의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제품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블랙박스 기능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차를 몰다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나거나 차체에 이상이 감지된 경우에만 카메라가 작동했지만 요즘은 실시간으로 주행중 영상을 기록하는 ‘상시 녹화’, 운전자가 원할 때 바로 녹화가 가능한 ‘수동 녹화’, 주차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기록하는 ‘주차 녹화’ 등도 가능하다. 블랙박스 표준화 개발을 이끌고 있는 대덕위즈의 윤겸주 사장은 “100여곳 블랙박스 업체 가운데 직접 생산하는 곳은 10여곳도 안 된다”며 “유통만 하는 업체의 제품은 유통마진이 과다하게 포함돼 제품 스펙이 떨어지고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규모 업체가 많은 탓에 애프터서비스(AS)센터가 잘 갖춰져 있는지,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따져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구매 포인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블랙박스의 가격대는 주로 10만~20만원대다. 이런 비용을 치르고 전용 기기를 구입하기 부담스럽다면, 블랙박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에스케이(SK)네트웍스는 지난달 초 스마트폰으로 블랙박스를 대신할 ‘스피드메이트 블랙박스’앱을 선보였다. 이 앱 서비스는 내비게이션과 동시에 작동할 수 있으며, 구입 가격은 4900원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현대차노조 ‘정규직 특혜’ 단협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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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오 뻗대게 만든 ‘저자세 검찰’
■ 자동차용 블랙박스 고를 땐…
■ 늘어난 1점차 승부…관중들 ‘짜릿짜릿’
블랙박스 기능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차를 몰다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나거나 차체에 이상이 감지된 경우에만 카메라가 작동했지만 요즘은 실시간으로 주행중 영상을 기록하는 ‘상시 녹화’, 운전자가 원할 때 바로 녹화가 가능한 ‘수동 녹화’, 주차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기록하는 ‘주차 녹화’ 등도 가능하다. 블랙박스 표준화 개발을 이끌고 있는 대덕위즈의 윤겸주 사장은 “100여곳 블랙박스 업체 가운데 직접 생산하는 곳은 10여곳도 안 된다”며 “유통만 하는 업체의 제품은 유통마진이 과다하게 포함돼 제품 스펙이 떨어지고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규모 업체가 많은 탓에 애프터서비스(AS)센터가 잘 갖춰져 있는지,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따져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구매 포인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블랙박스의 가격대는 주로 10만~20만원대다. 이런 비용을 치르고 전용 기기를 구입하기 부담스럽다면, 블랙박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에스케이(SK)네트웍스는 지난달 초 스마트폰으로 블랙박스를 대신할 ‘스피드메이트 블랙박스’앱을 선보였다. 이 앱 서비스는 내비게이션과 동시에 작동할 수 있으며, 구입 가격은 4900원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현대차노조 ‘정규직 특혜’ 단협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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