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5년여만에 첫 준대형급 1위
연비향상·브랜드 효과인 듯
연비향상·브랜드 효과인 듯
고유가 속에서 지난 한 달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답은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신형 그랜저다.
8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보면, 준대형급인 신형 그랜저(사진)는 지난 4월 한달 동안 국내 시장에서 1만1265대가 팔려 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대형 세단이 월간 판매순위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06년 1월 그랜저티지(TG) 이후 5년여만에 처음이다. 1월과 3월에 가장 많이 팔렸던 현대차 아반떼(MD)는 2위로 물러났고, 2월 최다 판매 모델인 기아자동차 모닝(TA)은 3위에 그쳤다.
신형 그랜저의 돌풍은 국내외 동급 차종들을 따돌리고 일부 중·대형 시장까지 잠식한 결과다. 애초 그랜저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기아차 케이(K)7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달보다 15% 줄었고, 그랜저 출시 당시 목표로 삼았던 렉서스와 캠리, 어코드 등 동급 일본 수입차들 역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 그랜저 2.4 모델과 배기량이 같은 중형 와이에프(YF)쏘나타와 케이(K)5의 4월 판매량이 전달보다 각각 8.7%와 6.1% 줄었고 대형 세단 제네시스 판매량도 9.6% 감소했다.
기름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는데도 대형 세단이 인기몰이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경기회복으로 중형차 수요가 대형차로 일부 옮겨갔고 연비와 품질이 향상된 신형 그랜저가 기존 ‘그랜저’의 브랜드 효과를 한층 끌어올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신형 그랜저는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차가 일정한 속도로 운행하도록 하는 ‘스마트 크루즈컨트롤’(SCC) 등 그동안 준대형급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첨단 사양이 다수 장착됐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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