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와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점유율
도요다 아키오 사장 첫 방한
대지진 여파로 ‘제때 수급’ 차질…생산중단 쓴맛
“11월 돼야 회복될것”…국내시장 부진도 직접점검
대지진 여파로 ‘제때 수급’ 차질…생산중단 쓴맛
“11월 돼야 회복될것”…국내시장 부진도 직접점검
지난 4일 오후 도요타자동차의 오너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서울 논현동 도요타 강남전시장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최고급 세단 대신 도요타의 다인승 미니밴 ‘시에나’를 타고 나타났다. 하반기 국내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는 차량이다. ‘생큐 코리아’(Thank you Korea)라는 문구가 새겨진 배지를 달고 온 그는 “도요타의 경영철학인 ‘현지현물’에 입각해 한국의 영업 일선을 점검하고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복구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왔다”고 운을 뗐다.
1박2일 일정으로 온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이번 방한과 관련해, 그 배경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주주총회가 열리는 6월에는 최고경영자(CEO)가 외국출장에 나서지 않는다는 오랜 관례를 깬 점이 눈에 띈다. 방한 일정이 전격적으로 잡혔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 일정은 2009년 6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첫 방한이다. 그는 그해 말 도요타 브랜드 국내 출시 행사에도 한국을 찾지 않았다.
국내 업계는 대지진으로 부품 수급에 타격을 입은 도요타가 좀더 안정적인 자동차 생산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의 방한이 이루어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3월 대지진 여파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자국뿐 아니라 국외 공장들의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낭패를 봤다. 급기야 지난달 11일 오자와 사토시 부사장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일본에서 생산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얘기까지 던졌다. 여진과 전력부족 등 악조건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도요타가 일부 생산설비를 아예 국외로 이전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관측마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도요타가 부품 공급망을 복수로 늘리기 위해 한국 업체를 상대로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방한이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도 이날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대지진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초기에 500개 품목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생산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11월은 돼야 전 라인, 전 제품에서 원래대로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로 부품 공급과 관련한 고민을 내비쳤다.
도요타의 국내 시장 판매 증대를 노리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나 첫 연간 10만대 돌파를 예상하고 있지만 도요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도요타의 국내 시장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줄었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의 판매 격차가 크게 좁혀지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이 국내 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신차 출시 주기가 길고 차종도 다양하지 않아 구태의연한 차가 돼버린 도요타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위해 사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4일 저녁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도요타·렉서스 딜러들의 연례총회에 참석하고 5일에도 렉서스 쇼룸을 둘러보는 등 딜러들의 사기 진작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번 딜러 총회에서는 “3년 내로 도요타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자”는 다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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