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업체별 점유율 전망과 국내 배터리 업체 거래 현황
엘지화학-르노, 삼성SDI-포드 제휴
2016년께 전기차 시장 본격화 대비
차세대 제품 개발 기술 제휴키로
SK는 중국에 합작공장 연말 완공
2016년께 전기차 시장 본격화 대비
차세대 제품 개발 기술 제휴키로
SK는 중국에 합작공장 연말 완공
엘지(LG)화학·삼성에스디아이(SDI)·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 3사가 전기차 사업을 위해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선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제조사와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서고 있다.
엘지화학이 최근 프랑스 르노그룹과 배터리 개발 협력을 시작한 데 이어, 삼성에스디아이는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와 손잡았다. 삼성에스디아이와 포드는 4일 차세대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의 자동차배터리 연구개발 책임자인 테드 밀러는 “공동 개발할 배터리 시스템이 획기적인 연료 절감과 자동차의 하이브리드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화학은 지난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스파크 EV’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르노그룹과 협력하기로 했다. 엘지화학은 차량용 배터리 선두주자다. 엘지화학 배터리는 르노의 전기차 4종 가운데 SM3 Z.E 등 3종에 이용되고 있다. 지엠과 르노 외에도 현대·기아자동차의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 포드와 볼보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세계 1위 공급 규모를 자랑한다.
엘지화학의 권영수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2016년께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자주 말해왔다. 엘지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중 쉐보레 볼트를 제외하면 글로벌 히트작이 없다는 것이 한계다. 이를 넘어야 ‘넘볼 수 없는 1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엘지화학의 고객인 포드와 제휴를 맺으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유럽에 이어 최근 국내에 출시된 베엠베(BMW)의 전기차 i3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삼성에스디아이 것이다. 유럽에서 i3는 6개월 넘게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i3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삼성에스디아이는 지난해 말 울산공장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2개 더 지었다. 다만 i3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대량 납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스디아이는 크라이슬러, 마힌드라 등과도 개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박상진 사장은 “내년에는 자동차 배터리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 장기적으로 세계 1위가 목표다”라고 지난 3월 말했다. 엘지화학을 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후발주자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중국 진출을 통해 지름길을 찾으려 하고 있다. 지난 1월, 3사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과 합작해 전기차 1만대 공급 능력을 지닌 배터리 공장을 올 연말 완공 계획으로 짓고 있다. 구자영 부회장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클 중국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010년 기아차와 전기차 기술 제휴를 맺었다. 올해 기아차가 첫선을 보인 ‘쏘울 EV’의 배터리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제품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일본 배터리 업체들과도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엘지화학과 제휴를 맺은 르노그룹의 닛산이 만드는 전기차 리프에는 닛산과 엔이시(NEC)가 합작한 배터리 제조사 에이이에스시(AESC)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폭스바겐은 파나소닉과 배터리 개발 협력을 맺고 있는데, 최근 중형세단 등에 삼성에스디아이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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