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대미수출 10대품목중 9개 겹쳐
전기·전자기기, 가전·기계류도 불리
“대·중기, 동반 현지진출등 고려해야”
전기·전자기기, 가전·기계류도 불리
“대·중기, 동반 현지진출등 고려해야”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 등과 추진중인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티피피·TPP)이 체결될 경우, 자동차 부품업 등 우리나라 일부 업종의 미국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일 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10대 품목 가운데 겹치는 품목은 9개이다.
대한무역진흥투자공사(코트라)는 28일 내놓은 ‘티피피 이후 한일 대미 수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티피피에서 미국과 일본간 관세양허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자동차 부품·기계 품목에서 일본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미 수출시장에서 자동차 및 부품, 전기·전자기기, 가전 및 기계류 등 3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66.8%)과 일본(69.8%) 모두 압도적이다.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일본의 대미 수출품목 가운데 약 46%는 자동차이며, 자동차 및 엔진 부품이 10% 이상을 차지한다.
티피피 체결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 부품이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 기업과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트라는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력 강화를 위해, 대·중소기업의 동반 현지 진출이나 엔화 약세로 인해 자국으로 생산 시설을 옮기는 일본 업체들에 대한 수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엔저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완성차의 경우, 2016년 한국 자동차에 대한 대미 수출 관세가 철폐되고 이미 현지 생산체제가 구축돼 있어 티피피 영향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통적으로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기계류는 티피피 체결 이후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휴대전화 등은 한·일 양국이 모두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티피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트라는 “주력 수출 품목인 휴대전화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 중이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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