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에 견줘 7%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이 뒷걸음질치면서 세계 5위를 유지해온 자동차 생산국 지위도 인도에 뒤져 6위로 밀려났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대수는 423만대로 2015년(456만대)에 비해 7.2%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6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450만대 수준을 유지해왔다. 세계 자동차 생산에서 5% 비중을 차지해온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내수와 수출 동반 감소로 인해 계속 줄어들다가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장기간 파업에 따른 조업 차질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30만대 이상 감소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생산량(168만대)은 전년보다 9.6% 줄었고 기아차(156만대)도 9.4% 감소율을 보였다. 한국지엠(GM)의 생산량(58만대)도 5.7% 줄었다. 반면 올해 임단협을 큰 갈등 없이 타결 지은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생산량을 각각 19.0%, 6.9% 늘렸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 감소로 한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국 순위에서 인도에 뒤져 6위로 한 단계 밀려났다. 지난해 10월까지 376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인도는 연말까지 역대 최대인 450만대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자동차 생산 5위를 유지해왔으나 연간 기준으로 인도에 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와 브라질 등 신흥국과의 격차도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매년 10% 안팎 성장하며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로 떠오른 멕시코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2015년 350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해 세계 7위 생산국이 된 멕시코는 지난해 400만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는 2020년까지 생산량을 5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어서 이대로라면 조만간 한국 자동차 생산량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17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국산차 내수 판매는 다양한 차급의 신차 출시 등에도 불구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소멸,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전년에 비해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올해 자동차 생산은 1.2% 감소한 417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