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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국GM 철수 우려… 실행해도 저지 어려워”

등록 2017-08-03 21:07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에게 제출한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서 밝혀
“실적악화·지분처분제한 해제 임박,
사장 중도 사임 등 철수 징후 증가”
‘주주감사’는 지엠 쪽 비협조로 무산
지엠 “글로벌 거점… 철수 안해” 부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한국지엠(GM)의 경영실적 악화와 지엠 본사 차원의 국외시장 철수 정책 등을 근거로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은은 최근 경영실태 파악을 위해 주주감사에 착수했으나 한국지엠 쪽 비협조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3일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지엠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지엠의 대내외 경영여건 지속 악화와 지엠 지분 처분제한 해제 임박, 지엠 해외철수 분위기, 대표이사 중도 사임 등을 근거로 한국지엠 철수 징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산은은 2014년 이후 한국지엠이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자 2016년 3월 중점관리 대상 회사로 지정해 경영진단 컨설팅 실시 등을 제안했지만 지엠 본사와 한국지엠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한국지엠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자 주주감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고 감사에 착수했지만 무산됐다. 산은은 “회사 쪽의 다양한 형태의 비협조로 정상적인 감사가 불가능해 부득이 감사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2대 주주(17.02%)인 산은은 오는 10월 한국지엠의 지분 처분 제한 기간이 끝나고, 자산 처분 등에 대한 산은의 비토권(거부권)도 일부 해제돼 철수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산은은 “소수주주인데다 정보 제약으로 실태 파악이 어렵고 대주주인 지엠이 지분매각이나 공장폐쇄 등을 통해 철수를 실행해도 저지할 수단이 없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한국지엠의 철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적자가 시작되고 지엠 본사 차원의 글로벌 사업 재편이 본격화된 2014년부터다. 이후 3년 동안 한국지엠의 누적 적자는 2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자본잠식 단계에 접어들었고 지엠의 유럽 철수로 한국지엠 수출은 더 급감했다. 실적 악화에다 노사 갈등, 제임스 김 사장의 중도 사임까지 겹치면서 철수설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반면 지엠은 철수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한다. 스테판 자코비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한국지엠을 통해 “현재 지엠은 수익성 강화와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적정한 시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며 “한국은 생산과 제품개발 및 디자인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의 주요 거점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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