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2일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인사제도를 대폭 개편한다고 밝혔다. 직급과 호칭 체계를 축소해 통합하고,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는 게 뼈대다. 연공 중심의 승진연차는 폐지된다.
먼저 일반직 직급체계는 현행 6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된다. 5급사원과 4급사원은 ‘G1’으로, 대리는 ‘G2’, 과장은 ‘G3’, 차장과 부장은 ‘G4’로 통합된다. 호칭은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더 단순화된다. 이에 따라 기존 과장급 이상은 ‘책임매니저’로, 대리급 이하는 ‘매니저’로 부르게 된다. 팀장과 파트장 등 보직자는 기존처럼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키로 했다. 회사 쪽은 직급과 호칭체계 변화를 통해 직원들이 연공이 아닌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고, 수직적인 위계구조가 개선돼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또 절대평가 도입과 함께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과정에서 동료간 업무역량에 대해 코멘트할 수 있는 제도 등도 신설했다. 승진연차가 폐지됨에 따라 ‘G3’로 승진한 직원은 바로 다음해 ‘G4’ 승진 대상자가 되는 것도 가능해졌다. 기존 승진제도는 사원과 대리는 4년의 승진연차, 과장과 차장은 일정수준의 승진포인트가 필요해 연공중심으로 운영돼왔다. 회사 쪽은 기존 상대평가 체제에서 불필요한 경쟁과 비율에 따른 평가등급 할당으로 평가 왜곡 현상이 불가피했으나, 절대평가 체제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직원 인사제도 개편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도입한 출·퇴근 및 점심시간 유연화, 복장 자율화 등의 기업문화 혁신과도 맞닿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을 임직원이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해 인사제도 개편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일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을 촉진시키기 위해 임원 인사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기존 이사대우와 이사, 상무까지의 임원 직급 체계를 상무로 통합해 기존 사장 이하 6단계 직급을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줄였다. 연말에 실시하는 정기 임원인사는 경영환경과 사업전략 변화와 연계한 연중 수시인사 체계로 전환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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