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 해상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서 9일(현지시각) 선원 1명이 미 해안경비대원들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미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 ‘골든레이호’ 안에 갇혔던 한국인 선원 4명 전원을 구조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는 이날 오후 5시58분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구조대원들이 마지막 골든레이호 선원을 무사히 구출했다”며 “모든 선원의 소재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 해안경비대는 이날 낮 12시46분께 트윗을 통해 “골든레이호의 모든 승무원 4명이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뒤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돌입했다. 구조대원들은 먼저 선체에 구멍을 뚫어 배 안에 갇힌 선원들과 연락을 취했으며 먼저 2명을 구조한 데 이어 다른 1명을 구조했다. 이어 오후 늦게 나머지 선원 1명까지 무사히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 해상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 선미 쪽에서 9일(현지시각) 구조팀이 선체 안에 고립된 선원들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앞서 8일 새벽 1시40분 미 조지아주 브런즈윅항에서 출항한 골든레이호는 항구에서 12.6㎞ 떨어진 해상으로 현지 도선사에 의해 운항하던 중 선체가 기울면서 전도됐다. 배에는 선장과 선원 등 24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20명은 구조되고 나머지 4명은 배 아랫부분인 기관실에 갇혔다가 40시간 만에 추가로 구조됐다. 전폭(너비) 35m의 골든레이호는 왼쪽으로 90도 기울어진 상태였으나 다행히 사고 현장의 수심이 11m라 물에 완전히 잠기지는 않았다.
사고 해역은 브런즈윅 내항에서 외항으로 길게 이어지는 수로를 빠져나와 큰 바다로 나가게 돼 있어 경력 수십년의 베테랑 선장 출신인 도선사들도 특히 신경을 쓰는 구역이다. 브런즈윅항은 3개 터미널을 갖춘 조지아주 주요 항만으로, 남쪽으로 플로리다주와 멀지 않은 곳이다. 미국에서 차량 화물이 많이 드나드는 항만이다. 골든레이호는 9일 오후 7시께 북쪽으로 1100㎞가량 떨어진 볼티모어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미국 조지아주 해상에서 전도된 차량운반선 ‘골든레이호’.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사고 선박 안에 갇혔던 한국인 선원 4명 전원을 구조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 트위터 갈무리
2017년 건조된 골든레이호는 7만t급 자동차운반선으로, 한번에 7천대 안팎을 실을 수 있다. 길이 200m, 너비 35m 크기에 마셜제도 국적으로 돼 있다. 배에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돼 중동으로 수출되는 차량을 포함해 미국 완성차 업체의 수출 물량 4천여대가 실렸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골든레이호가 다가오는 일본 선박을 피하려다 급변침하면서 배가 균형을 잃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물을 묶는 고박장치와 배에 균형을 맞추는 평형수의 무게도 안전운항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선적된 차량을 묶는 고정장치가 마련돼 있어 결박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