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3분기(7~9월)에 엇갈린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스포츠실용차(SUV)를 앞세운 판매 호조에도 ‘세타2 엔진’ 결함에 따른 보증과 보상 비용 탓에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급감한 반면 핵심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올 3분기에 매출액 26조9689억원, 영업이익 3785억원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31.0%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에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등 영향으로 실적이 반토막났던 점을 염두에 두면 실적 개선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인 2분기 영업이익(1조2380억원)과 비교하면 69.4%나 적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 품질 비용 6천억원을 3분기 실적에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했다. 현대차는 “3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으나 4분기에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첫 에스유브이(SUV) ‘GV80’ 등 신차 출시, 팰리세이드 증산 효과 등이 더해지며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는 매출은 15조895억원, 영업이익은 2915억원이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영업이익은 148.5% 늘어난 수치다. 세타2 엔진 품질 보증과 보상 프로그램에 따른 대손충당금 3100억원을 반영했음에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을 늘렸다. 하지만 기아차 역시 지난해 3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 성격이 강하다. 전분기에 견줄 때 기아차 영업이익은 45% 급감한 것으로 예년 수준에 못미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분기에 매출 9조4449억원, 영업이익 6039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30.6% 늘렸다. 주력 사업인 모듈과 핵심부품 부문의 매출이 7조5106억원으로 12.5% 증가해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애프터서비스(A/S) 부문 매출도 1조9344억원으로 10.5% 늘어났다. 회사 쪽은 “전동화 부품 공급을 확대한 게 매출 상승의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