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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정의선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 원년…5년간 100조 투자”

등록 2020-01-02 11:31수정 2020-01-02 11:37

신년회서 중장기 투자 계획 밝혀
기존보다 40% 많은 연간 20조 규모
“2025년 전동화모델 44개·모빌리티 사업 등 확대”
엄숙함 사라진 신년회…모바일로 생중계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일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연 신년회를 통해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놨다. 투자 규모는 현대차그룹이 기존에 내놓은 것보다 40%가량 더 많다. 지난해 정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제휴 협력, 조직 혁신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미래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점 과제로는 기술 혁신과 사업기반 혁신, 조직문화 혁신, 고객 최우선의 목표를 제시했고, 전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모든 변화와 혁신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고객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 수석부회장은 특히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직원들이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자세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1년 전 정 수석부회장이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출·퇴근 시간에서 점심시간 유연화, 복장 자율화, 타운홀 미팅 등을 거쳐 일련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 원동력은 우리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외부의 다양한 역량을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혁신과 함께 할 기술과 비전,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술 혁신 방향에 대해 정 수석부회장은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상상 속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소전기차는 올해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해 엔진·발전기 분야 선두업체인 미국 커민스와 북미 상용차 시장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약을 맺은 현대차그룹은 올해 커민스에 시스템 공급을 통해 미국 수출을 시작한 뒤 유럽 등으로 확대한다.

자율주행 분야와 관련해 정 수석부회장은 “앱티브와의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년회는 의례적인 식순과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 과거 시무식과 달리 이름도 바뀌었고 간간히 웃음도 터져나왔다.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정 부회장은 “여러분처럼 편하게 입고 오면 좋은데 저는 대한상의 신년회가 있어 이렇게 왔다”며 “각자 목적대로 입은 것이니 제 복장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로 시작했다. 정 부회장의 메시지 전달 형식도 비전을 공유하고 이정표를 제시하는 형식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모바일로 신년회를 생중계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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