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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고엔카 방한 한달...쌍용차 ‘회생 방안’ 찾았나?

등록 2020-02-17 19:52수정 2020-02-18 02:04

2022년 ‘수익성 회복’ 사업계획
최근 이사회 열어 승인했으나
5천억원 자금조달 진통 따를 듯

투입자금 절반 빚 갚는데 쓰이고
신차 개발 비용 충분한지도 의문

사쪽 “수출 확대·내년 신차 2종 출시
생산과 판매에서 선순환 있을 것”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는 오랜 경영 위기를 벗어나 다시 질주할 수 있을까?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한국을 다녀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쌍용차의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다. 지금까지 공개된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 이정표는 고엔카 사장이 방한 때 밝힌 ‘2023년 흑자전환’ 계획이 전부다. 쌍용차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오는 2022년까지 수익성 회복을 뼈대로 한 ‘3개년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총 5천억원의 자본 투입을 전제로 한 것이라 자본 조달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힌드라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어,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 쓰일 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마힌드라 쪽은 “쌍용차 경영정상화 방안 관련 언론들이 잘못 이해하는 지점이 있다”며 “앞으로 3년 동안 외부에서 5천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해 이 중 절반은 기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쓰고, 나머지는 신제품 개발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요한 자금은 추가 은행 대출, 신규 투자, 마힌드라의 자본 투자 방식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추가 은행 대출은 산업은행 등을 통한 금융지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다음이다. 마힌드라 쪽은 “아직까지 마힌드라 경영진에게 쌍용차 자금 관련 계획이 보고된 것은 아니다”며 “마힌드라 경영진이 이 계획을 검증하고 실현가능성이 입증되었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최종 승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엔카 사장이 지난 1월 방한할 때 밝힌 마힌드라의 2300억원 직접 투자 계획도 최종 확정이 되지 않았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쌍용차가 조달할 5천억원의 자금 중 절반 이상은 빚을 갚는 데 쓰인다고 마힌드라가 밝힌 대목도 쌍용차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점을 남긴다. 쌍용차로선 경쟁력 있는 신차 개발이 중요한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한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계획한대로 자금이 마련될지도 지금으로선 속단하기 힘들다. 쌍용차의 자금조달 계획은 기본적으로 산은의 협조, 다시 말해 금융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는 탓이다.

쌍용차가 처한 시장 현실도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차량 판매를 늘려 실적을 개선하고 재무 악화의 늪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나마 올해 신차가 없어 판매를 늘리기 어렵다. 쌍용차는 지난해 국내 10만7천대, 국외 2만5천대 등 모두 13만2천대를 팔았다. 내수 판매 10만대는 예년 수준이라 선방한 걸로 볼 수 있지만 수출은 한해 전보다 24%나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6239억원, 영업손실은 2819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매출은 2.2% 줄었고 손실은 4배 넘게 늘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10년 만에 가장 컸다.

쌍용차는 수출 확대를 위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 신차가 나올 때까지 상품성 개선 모델과 판촉 활동으로 ‘보릿고개’를 견디겠다는 전략이다. 쌍용차가 준비 중인 신차는 2종이다. ‘코란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가 내년 1분기(1~3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소형 스포츠실용차(SUV)가 출시된다. ‘티볼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에스유브이라는 게 회사 쪽의 설명이다. 쌍용차 쪽은 “올해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내년 신차 출시를 계기로 생산라인을 증설하게 되면 생산과 판매의 선순환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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