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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두산중공업, 결국 대규모 명퇴

등록 2020-02-18 20:50수정 2020-02-19 02:44

“정상화 위해 인력구조 재편 불가피”
45살 이상 2천여명 대상 신청 접수
산은 상대 채무조정 협상도 나설 듯

수주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수년째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결국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빼들었다. 이 회사는 채무 조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의 협상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18일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만 45살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19~20일 이틀에 걸쳐 직원 설명회를 열어 퇴직에 따른 보상과 복리후생 조건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명퇴 신청은 2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주 동안에 걸쳐 받는다. 명퇴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임금(월급)을 지급하며, 20년차 이상 직원에게는 위로금 5천만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이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창원 본사와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52살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00여명이 회사를 떠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두산중공업은 계열사 전출과 전환배치 등을 통해 사실상 인력 조정을 진행해왔다. 실제 이 회사의 임직원 수는 2017년 7600여명에서 2018년 7300명, 지난해 9월 기준 6700명으로 줄었다. 이번 명예퇴직 규모는 1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정규직 직원 6천여명 중 대상자는 2천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쪽은 “최근 수년간 세계 발전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발전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자구노력을 펼쳐왔지만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인력 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의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회사의 주된 매출 수단인 발전 사업 수주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금융회사에 빌린 돈을 갚기도 빠듯할 정도로 현금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지난해 5월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는 이런 사정을 반영해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BBB+(하향검토)’에서 투기등급의 바로 윗단계인 ‘BBB(부정적)’으로 떨어뜨린 바 있다. 지난 2014년 3만원을 웃돌던 이 회사의 주가도 추세적으로 하락해 이달들어 5천원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선 크게 변화한 경영 여건에 이 회사가 제 때 대응하지 못한 데서 경영난의 원인을 찾는다. 2015년 말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 이후 세계적으로 석탄 발전 시장이 퇴조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 회사의 사업 구조에서 석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를 정도로 여전히 높다. 또 2011년 일본의 원전 사태 이후 ‘탈원전’ 흐름이 형성되면서 그간 석탄 발전을 대체할 미래 수익원으로 공 들여 온 원전 부분의 경쟁력 강화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있다.

시장에선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인력 조정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가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이 회사의 금융회사 차입금은 7조원(연결기준)에 이르며 이 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대출금이 60%가 넘는다.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은 물론 이 회사의 경영 실적에 영향을 주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등이 함께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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