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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마힌드라, 쌍용차 투자 철회까지 무슨 일이…

등록 2020-04-10 05:01수정 2020-04-10 10:25

코로나19 전부터 위기 징후
인도 금융위기 뒤 내리막길
내수침체에 코로나 덮치자 두손
자동차 판매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3월엔 88% 감소 곤두박질
주가 2년새 4분의1로 추락
비정규직 해고 주식 팔아치워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 1월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 1월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3일 밤 늦은 시각. 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 마힌드라앤마힌드라(마힌드라)는 쌍용차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인도 증시에서 마힌드라 주가가 280.70루피(약 4500원)에 장을 마감한 뒤 특별이사회가 열린 직후였다. 2년여 전 한때 1000루피를 바라봤던 주가는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마힌드라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로부터 이틀 전인 지난 1일, 마힌드라는 3월 자동차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한 달 동안 총 7401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8% 감소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로써 마힌드라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되긴 했지만 마힌드라의 위기는 오래된 얘기다. 마힌드라의 주가는 2018년 9월 900루피대에서 정점을 찍은 뒤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가 꼽힌다. 마힌드라는 자동차 판매량에서 내수 비중이 93.65%(2019회계연도 기준)에 이를 만큼 내수 의존도가 높다. 인도 내수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힌드라는 인도 그림자 금융위기 직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인도 경제는 2018년 11월 비은행금융권(NFBC) 구제금융 이후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돼 부진을 겪어왔다. 당시 총선거를 앞두고 있던 인도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을 미룬 것도 침체를 장기화하는 데 한몫했다. 인도중앙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4.7%를 기록했다.

한때 세계 3위를 노리던 인도 자동차 시장도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인도 자동차업계의 신규대출 중 약 40%는 비은행금융권에서 조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자 금융 위기가 쉽게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2018년 12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해 지난 1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 감소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까지 이미 35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즈음부터 마힌드라의 주요 지표들도 눈에 띄게 나빠졌다. 급기야 지난해 8월 기자들과 만난 고엔카 마힌드라 대표는 “지난 4개월간 비정규직 1500여명을 해고했다”며 “현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건 정부의 지원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마힌드라와 타타모터스 등 인도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을 일부 중단한 상태였다. 고엔카 대표는 “수요 둔화가 계속되면 더 많은 노동자들을 해고해야 할 수도 있다. 납품업체, 딜러, 주문자 위탁생산(OEM) 등 여러 분야에서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대량 처분하기도 했다. 마힌드라의 2대 주주인 엠앤엠베네피트(M&M Benefit) 펀드는 1920만주(약 1984억원)를 캐나다 기업에 팔았다. 엠앤엠베네피트는 2008년 마힌드라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펀드로 마힌드라 가문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엠앤엠베네피트는 언론에 “주식 매각 금액은 마힌드라로 이전돼 운영상 필요한 부분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힌드라 주가는 쌍용차 투자 철회 발표를 한 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9일 381.40루피로 마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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