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취득가액 1억원 이상 고가 승용차가 2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수입차의 경우 사고가 났을 때 지출되는 수리비용이 국산차의 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수입차가 전체 운전자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등록된 자동차 중 취득가액이 1억원 이상인 고가 승용차가 21만2710대로 2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등록대수 19만8056대에서 6개월 사이 7.4% 증가한 수치다. 2014년 9만1569대로 10만 대를 밑돌았던 1억 이상 고가 승용차는 2015년 23.2% 급증(11만2803대)했으며, 2016년 18.5%(13만3710대), 2017년 16.1%(15만5207대), 2018년 13.1%(17만5490대), 2019년 12.9%(19만8056대)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나눠서 살펴보면, 1억원이 넘는 국산차는 올 상반기 2만1922대였고 수입차는 19만788대로 수입차가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는 2014년 8만33대에서 올 상반기 19만788대로 2.4배 늘었다. 특히 수입차 증가는 2억원~3억원 미만 대에서 두드러졌는데, 2014년 기준 4506대였던 이 가격대 수입차는 2015년 6098대로 35.3% 증가했으며 이후 줄곧 증가해 올해 상반기에 1만1824대로 지난해 견줘 10.9% 증가했다. 1억원~2억원 미만(7.6%), 3억원 이상(0.1%) 수입차 증가율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국산차의 경우 2억원~3억원 미만 가격 대 승용차는 2014년 839대였으나 줄곧 등록대수가 감소해 올 상반기에 653대였다. 3억원 이상 승용차(293대→239대)도 줄었다. 국산차의 경우 이같은 고가 승용차는 상용차보다 개별 주문 제작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가 수입차는 국산차에 견줘 수리건수 및 수리비용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기차량손해담보 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보험 계약 당시 차량가액을 기준으로 1천만원 미만 자동차는 지난해 사고건수가 60만2672건으로 전체 보험 가입 차량(726만4442대)의 8.3%가 수리를 받았으나 차량가액 2억원 이상 수입차는 전체 보험 가입 차량 5588대 가운데 874건이 사고로 수리를 받아 수리비율이 15.6%로 국산차의 2배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수리비용에 해당하는 사고건당 손해액 역시 국산차는 114만2천원인 반면 고가 수입차는 980만원으로 8.6배 높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2018년 6월 기준)도 고가수리비 차량의 손해율은 91.1%로 일반차량 손해율 78%보다 크게 높다.
진선미 의원은 “고가자동차의 높은 손해율이 전체 운전자의 보험료 인상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며 “고가자동차 보험료가 공정하게 산출될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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