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8분만에 충전” 전기차 플랫폼 ‘E-GMP’ 공개

“추가장치 없이 400·800V 멀티충전
5분 충전하면 100km 주행 가능”

현대자동차그룹이 2일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18분 만에 최대 충전(배터리용량의 80%)이 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2일 E-GMP에 적용된 기술을 소개하는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E-GMP는 내년 상반기부터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자동차의 ‘CV’(프로젝트명) 등 전기차의 뼈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내연기관차 플랫폼과 달리 엔진룸이 없고 배터리가 차체 하단에 배치된다. 중량을 앞뒤로 배분하고 실내공간도 넓힐 수 있다. 올해 독일 폴크스바겐이 플랫폼 ‘MEB’를 적용한 전기차 ID.3를 선보이는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E-GMP는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8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추가 장치 없이 400V와 800V로 모두 충전 가능한 멀티 충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테슬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기차는 400V급이다. 전압을 높이면 그만큼 충전 속도가 빨라지는 대신 발열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E-GMP 차량을 800V로 충전할 경우 18분 만에 80%까지 급속충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분 충전하면 100㎞가량 갈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충전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와 견줄 만한 숫자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V3를 이용하면 모델3 롱 레인지 기준 5분 충전으로 최대 120㎞를 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운전자들이 이런 성능을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초고속 충전 인프라가 미비한 탓이다. 현재 국내에서 800V로 이용 가능한 충전소는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있는 350kW급 충전소 1곳뿐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초고속 충전소 총 20곳을 지을 계획이다. 고속도로에 12곳, 도심에 8곳이다. 충전기는 충전소당 6대 설치한다. 정진환 현대차 전동화개발실장은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추가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