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가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사고가 지난 세 달간 최소 4건 발생했다. 앞서 관련 리콜(시정조치)이 이뤄졌는데도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현대차는 추가 리콜 등의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한겨레> 취재 결과, 지난 9월 리콜 이후 현대차에 접수된 GV80의 ‘주행 중 시동 꺼짐’ 사례는 총 4건이다. 모두 리콜을 받은 차량이다. 한 예로 지난 7일 오전 6시쯤 제2경인고속도로를 달리던 GV80의 시동이 북판교 톨게이트 근처에서 꺼졌다. 차량이 갓길에 멈춰선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현대차 쪽에 접수된 신고 내용을 보면, 운전자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시동이 꺼졌다. 다시 시동을 걸어봐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GV80는 지난 1월 출시된 이후 총 7번 리콜에 들어갔다. 이 중 3건이 주행 중 시동 꺼짐에 대한 조치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에는 고압연료펌프 문제로 인한 시동 꺼짐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GV80 3.0 디젤 모델 8783대에 대한 리콜에 착수했다. 당시 현대차는 “제조공정 과정 중 고압연료펌프에서 발생한 흠집으로 인해 내부에 이물질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연료 공급이 되지 않아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GV80의 디젤 엔진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에 접수된 시동 꺼짐 사례 4건은 모두 디젤 모델이다. GV80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적용됐다. 그러나 디젤 모델에서 엔진 떨림 현상이 발생한다는 신고가 연이어 접수되면서 두 달여간 출고를 중단한 바 있다.
현대차는 추가 리콜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고 차량들은 9월 리콜을 받을 당시에는 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라며 “불량을 더 잘 잡아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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