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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LG전자가 아이폰 판매?…중소 대리점 “골목상권 침해”

등록 2021-06-27 14:35수정 2021-06-27 14:45

엘지(LG)전자가 지난 1월 ‘세계가전박람회(CES)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 스마트폰. 누리집 갈무리
엘지(LG)전자가 지난 1월 ‘세계가전박람회(CES)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 스마트폰. 누리집 갈무리

26년 만에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엘지(LG)전자가 자사 가전제품 유통망인 엘지베스트샵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소 이동통신 대리점과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엘지전자는 다음달 31일 스마트폰 사업의 공식 종료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을 엘지베스트샵 매장에서 판매하는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기존에 엘지베스트샵에서 스마트폰을 주로 판매해온 ‘모바일 매니저’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프리미엄 가전 고객층을 유인하려는 엘지전자와 국내 유통망을 확대하고자 하는 애플 간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엘지전자 쪽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의 제품이 대기업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경우 타격을 입는 중소 이동통신 판매상들은 엘지전자에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마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정책실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 통신사를 통해 대리점에 공급되는 아이폰은 애플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국내 시장 물량이 정해져 있다”며 “지금도 아이폰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인데, 전국 400여개 엘지베스트샵이 아이폰을 취급하게 되면 (그만큼 대리점 물량이 줄어) 중소상인은 단골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협회 쪽은 지난 2018년 5월 동반성장위원회 및 삼성디지털프라자·엘지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판매법인(삼성전자판매·하이프라자)이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체결한 만큼 엘지전자가 자사 유통망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은 협약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중소 이동통신 판매업 관계자는 “엘지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발표한 이후 중소 대리점주들이 (엘지전자의 요청으로) 엘지 스마트폰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무척 노력했는데, 회사가 아이폰을 직접 판매한다면 상인들 입장에선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폰의 오프라인 판매처가 확대될 가능성과 관련해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엘지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발표한 이후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엘지전자의 빈자리를 채우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0%, 엘지전자 13% 순이었다. 엘지전자의 스마트폰 생산이 중단되면, 기존 엘지 스마트폰 이용자의 상당수는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삼성 제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엘지베스트샵의 아이폰 판매는 그동안 통신사의 유통망인 대리점을 통해 오프라인 판매를 해왔던 애플이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게 되는 것인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변화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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