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의 방수기능 테스트.
네달 전, 3년 넘게 쓰던 ‘갤럭시S8 플러스’를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1’로 바꿨다. 카메라 성능이 조금 좋아진 정도를 제외하면, 플래그십 모델인데도 이렇다 할 감흥이 없었다. 누군가 5년차 ‘갤럭시S’ 유저인 기자에게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물어본다면 “매너리즘에 빠진 ‘아재 브랜드’”라고 답하고 싶었다.
삼성전자가 이달 27일 정식 출시하는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는 이런 기자의 편견을 가차 없이 깨주는 제품이었다. 갤럭시S 시리즈에선 볼 수 없었던 시원한 풀스크린(갤럭시Z 폴드3)과 삼성의 ‘갬성’(감성)을 담은 감각적인 디자인·기능(갤럭시Z 플립3) 등 특장점이 명확한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나흘간 써본 갤럭시Z 폴드3의 가장 큰 매력은 펼쳤을 때 7.6인치인 시원한 화면이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영상 콘텐츠를 볼 때의 몰입감과 재미가 기존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다.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카메라를 화면 아래에 배치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을 적용해 카메라 구멍에 관계없이 전체 화면으로 영상을 볼 수 있게 한 결과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멍의 흔적이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을 볼 때 거슬림은 없다. 아쉬운 점은 현재까지의 기술적 한계로 유디시가 적용된 전면 카메라는 400만 화소에 그친다는 것이다.
폴드3의 단점은 역시 무게(271g)다. 전작보다 11g 가벼워졌지만, 스마트폰의 휴대성을 생각하면 아쉽다. 그러나 화면 분할로 최대 3개의 앱을 동시 작업할 수 있는 ‘미니 태블릿’이 필요하다면 경험해 볼 만한 제품이다.
갤럭시Z 플립3는 보기만 해도 ‘그냥 갖고 싶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지난해 트렌디한 디자인과 커스텀 폰케이스 등으로 2030 여성들에게 사랑받았던 전작보다 4배가량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1.9인치)로 실용성을 더했다. 이전 모델과 달리 전화를 펼치지 않아도 최대 8줄까지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삼성페이 결제도 가능해졌다.
다만, 전보다 넓어진 커버 디스플레이는 디자인 측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실용성은 떨어졌지만, 커버 쪽 화면이 작았던 전작의 디자인이 보다 깔끔했다는 반응도 있다.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은 생활방수 기능도 갖췄다. 수심 1.5m의 담수에서 최대 30분간 견딜 수 있는 아이피엑스(IPX)8 방수 등급으로 내구성을 강화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신제품은 스펙이든 디자인이든 삼성전자의 모든 걸 쏟았다는 인상이다. 문제는 결국 시장 확대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폴더블폰의 대세화’를 외치며 새 폴더플폰의 가격을 전작보다 낮췄다. 폴드3은 각각 199만8700원(256GB)과 209만7700원(512GB)이며, 플립3(256GB)은 125만4천원이다. 전작인 갤럭시Z 폴드2(239만8천원)와 갤럭시Z 플립5G(165만원) 보다는 가격이 낮아졌지만, 폴드3처럼 여전히 200만원대 수준의 스마트폰을 선뜻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란 생각도 든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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