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가 내년 상반기 오픈마켓(온라인 장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풀이가 나온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오픈마켓 도입을 위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페이봇을 인수했다고 6일 밝혔다. 컬리는 피지업체 인수를 시작으로 자체 결제·정산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상반기 소비자와 판매 업체를 연결하는 오픈마켓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결제수단인 ‘컬리페이’(가칭)도 내놓을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상품 가짓수를 늘려주기를 원하는 고객이 많은데 현행 직매입 방식에서는 속도를 맞추기 어려워 오픈마켓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픈마켓 도입은 2015년 컬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한 뒤 지켜온 ‘좋은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한다’는 기조에 변화를 준다는 의미다. 현재 컬리는 약 2천개 협력사로부터 3만여개 상품을 직매입해 팔고 있다. 김슬아 대표도 본인이 컬리에서 파는 모든 음식을 직접 시식하는 등 ‘품질’을 컬리의 핵심 가치로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가 일종의 온라인 장터 역할을 하는 플랫폼에 모여 각자 자신의 상품을 판다. 재고 부담과 고객 민원, 배송 관리 등의 책임도 판매자에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중개 수수료만 받는다. 이런 구조인 터라 오픈마켓은 플랫폼 사업자로선 상대적으로 직매입보다 부담을 덜 지면서 단기간 거래액은 불리기 쉽다.
다만 컬리 쪽은 오픈마켓 서비스에도 품질 관리는 이어간다고 말한다. 컬리 관계자는 “오픈마켓 서비스에서도 우수한 상품을 선별하는 정책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입증해야 하는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의 오픈마켓 진출은 공식이 되고 있다. 새벽배송 분야에서 컬리의 경쟁사이기도 한 쓱(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도 지난 4월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 업체 모두 내년 중 상장을 계획 중이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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