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목욕이 어려운 반려동물을 위해 쿠쿠(CUCKOO)가 개발한 ‘펫 에어샤워 앤 드라이룸’. 쿠쿠 누리집 갈무리
가전업계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을 겨냥한 펫 가전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펫코노미’ 열풍을 타고 출시된 제품들은 펫 케어 기능이 추가된 청소기·공기청정기는 물론 반려동물이 직접 사용하는 에어샤워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산한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38만 가구로 2019년에 견줘 47만 가구가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올해 3조7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바람을 타고 등장한 펫 가전은 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동물의 배설물 냄새나 털 날림으로 겪는 고충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펫 가전제품은 청소기·세탁기·공기청정기다. 엘지(LG)전자는 지난 7월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 알파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펫 모드는 오토모드 대비 약 64%(자체 실험 결과) 더 강한 풍량으로 반려동물이 활동하는 공간에 떠다니는 털과 먼지를 효과적으로 정화한다. 부착형 극세필터를 사용해 필터에 달라붙은 반려동물의 털과 먼지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고, 물세척 후 재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제품보다 탈취 성능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엘지(LG)전자의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 알파 오브제컬렉션’. 엘지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외출 때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가 인기몰이 중이다. 라이다 센서·AI 사물인식 솔루션 등의 기술을 탑재한 제품은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를 통해 반려동물이 심하게 짖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면 이를 감지해 알려준다. 제품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예약 시간·장소에 맞춰 반려동물의 일상 녹화도 가능하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지난 8월까지 삼성전자 전체 로봇청소기 매출의 60%를 이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펫 브러시’로 소파, 침구 등에 붙은 털을 쉽게 제거하는 청소기와 털·냄새 제거 기능이 강화된 세탁기, 건조기 등이 펫 가전으로 출시되고 있다.
삼성·엘지전자가 반려동물의 ‘집사’인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개발했다면, 쿠쿠·신일전자 등의 중소업체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직접 사용하는 소형 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일전자는 2017년 펫 가전 브랜드 ‘퍼비’를, 쿠쿠는 2019년 ‘넬로’를 론칭했다. 쿠쿠는 매일 목욕이 어려운 반려동물을 위한 ‘펫 에어샤워 앤 드라이룸’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동장(케이지)과 같은 박스(높이 41㎝·깊이 47㎝) 안에 트윈 팬이 장착된 형태인데, 30분 안에 입체바람이 반려동물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주고, 털을 말려주는 제품이다. 특히 털 건조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렌털 서비스도 가능하다. 신일전자도 빗질·드라이·스타일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펫 그루밍 드라이기’와 마사지 기능이 있는 전용 욕조 ‘스파 앤 드라이’ 등을 판매 중이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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