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납품가 인상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맥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부터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맥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주류세 인상 여파가 겹쳐 ‘맥주 4캔에 1만원’ 행사도 조만간 종적을 감출 것으로 보인다.
12일 주류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수입맥주 칭따오는 최근 편의점들에 납품가를 인상한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납품가격이 오르면서 편의점에서 4캔(500㎖)에 1만원하던 칭따오 맥주가 1만1000원이 된다. 1캔당 소비자가격이 2500원에서 2750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수입맥주 가격 인상은 지난달 초 업계 1위인 하이네켄코리아가 편의점 4캔 행사 가격을 1만1000원으로 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달 말 오비맥주가 수입·판매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도 4캔에 1만1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다른 식음료 가격이 인상될 때 유통사(편의점)들의 가격 경쟁으로 맥주값이 오래 억눌렸던 측면이 있었다”며 “수입맥주 1위 회사가 가격을 올리니 눈치를 보던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가격을 조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수제맥주 가격도 오른다. 국내 수제맥주 점유율 1위인 제주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등 제품 6종 공급가를 10% 인상한다. 제주위트에일(355㎖)의 경우 기존 1400원에서 140원이 오른 1540원에 공급된다. 이에 따라 편의점 4캔 행사 가격도 1만1000원으로 조정된다.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제주맥주는 “맥아와 홉 같은 원재료 가격이 올랐고, 알루미늄 캔 가격과 물류비 인상 요인까지 더해져 비용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4월 주류세 인상을 전후해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이 생산하는 국내 라거 맥주 가격도 일제히 오를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개정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오는 4월부터 1년간 반출되는 맥주의 주세는 지난해보다 20.8원(2.49%) 오른 리터당 855.2원으로 결정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세금과 원재료 값 인상 등을 고려하면 최소 50원대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출고가가 오르면 납품 과정을 거쳐 식당·업소에서 맥주 한 병당 가격이 최소 1000원 이상 오를 수 있어 신중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