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향 중시하는 ‘2535 세대’ 겨냥
20도 밑도는 저도주 시장 후끈
발효로만 빚는 약주 매출도 증가세
20도 밑도는 저도주 시장 후끈
발효로만 빚는 약주 매출도 증가세
연초 소주업계의 ‘20도 소주’ 전쟁이 뜨거운 가운데 20도 아래의 저도주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25~35살 세대의 순한 술 취향을 반영해 소주가 내려갈 수 있는 한계점인 알코올 도수 18.5도 바로 밑의 새 술이 나오는 등 아예 소주시장 이탈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최근 ‘2535 세대’를 겨낭한 16.5도 술 ‘별’을 선보인 국순당의 주류시장 취향 분석은 이같은 추세를 뒷받침한다. 국순당 마케팅본부 유성덕 이사는 16일 “폭음을 기피하는 ‘젊은 감각의 개성 중시형’과 여성이 낀 모임에 흔한 ‘여성적 감각 중시형’이 약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남성 중심 직장 동료 모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 어울림 중시형’은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국순당은 지난해 20~50대 1천명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벌여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의 취향이 △젊은 감각의 개성 중시형(29%) △여성적 감각 중시형(22%) △대중적 어울림 중시형(18%) △세련된 고급 지향형(17%) △맛·건강 추구형(14%)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어울림 중시형은 1회 술자리 주량이 소주 1.5병인 경우가 50%로 대세인 집단이다. 이들의 51%는 술과 함께 육류 안주를 택하며, 술을 마시는 장소도 한식 등 일반음식점이 53%이고 호프집은 11%에 그친다. 알코올 도수 기대치는 18~22도 수준이다. 반면, 개성 중시형은 1회 술자리 주량이 소주 1병인 경우가 50%로, 어울림 중시형보다 술을 덜 마신다. 술을 마시는 곳도 한식 등 일반음식점(29%)보다 호프집(31%)이 더 많다. 음식도 고기류 선호자는 35%로 적고, 알코올 도수 기대치도 15~17도로 낮다. 국순당은 같은 조사를 2003년에도 벌였는데, 개성 중시형과 여성적 감각 중시형은 각각 4%포인트와 2%포인트 늘어난 반면, 대중적 어울림 중시형은 3%포인트 줄었다. 저도주 시장으로의 트렌드 이동을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 국순당이 선보인 ‘별’은 젊은 감각의 개성중시형을 1차 타깃으로 했다. 국순당 쪽은 “소주는 좀 독해서 부담스럽고, 14도 짜리 백세주나 산사춘 등은 좀 밋밋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보해양조 ‘복분자주’(15도)의 약진도 눈에 띈다. 복분자주 전체 시장은 저도주 바람을 타고 지난해 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 늘어났다. 지난해 소주의 내수 출하량 성장률은 0.6%로 2003년 5.4%, 2004년 3.6%에 이어 정체로 상태로 돌아섰다. 반면 주정을 섞지 않고 발효만으로 술을 빚어 저도주 그룹을 형성하는 약주시장은 2001년 1800억여원 매출에서 지난해 2200억원대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2400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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