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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때이른 더위에…냉방 민원 폭증, 에어컨 불티, 공포영화 봇물

등록 2022-05-11 10:59수정 2022-05-11 12:40

식당·지하철 “덥다” 민원 들끓어…업주는 전기세 고민
에어컨·선풍기 등 계절가전 최대 450% 판매량 증가
극장가엔 샌드라 오 주연 ‘엄마’ 등 공포물 잇단 개봉
롯데백화점 본점 8층 삼성전자 매장에서 고객 2명이 에어컨을 보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본점 8층 삼성전자 매장에서 고객 2명이 에어컨을 보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창석(49)씨는 이 달 들어 ‘냉방 민원’ 때문에 고민이다. 점심 무렵부터 몰려든 손님들이 “더운데 에어컨을 왜 아직도 안 틀어주냐”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에어컨을 풀가동 중이다. 김씨는 “30평 좀 넘는 가게에 냉난방을 안할 때도 전기요금이 40만원 정도 나오는데, 에어컨을 틀면 80만원 이상 나온다”며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뉴스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 부담감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한낮 기온이 연일 26~27도를 오르내리는 때이른 더위에 5월 초순 치고는 낯선 풍경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는 물론 버스·지하철에도 ‘냉방 민원’이 빗발치고, 유통업계는 여름 계절 가전 판매를 앞당기고 있다. 영화관에는 한여름에나 어울릴 법한 ‘공포영화’가 속속 개봉 준비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승객이 늘기 시작한 지하철은 ‘냉방 민원’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4월부터 냉방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데, ‘덥다’는 민원과 ‘춥다’는 상반된 민원이 동시에 접수돼 냉방을 켰다 껐다 반복하는 상황”이라며 “서울교통공사는 여름철 지하철은 24~26도로 정해진 실내온도 기준을 따르고 있으니 시민들이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해 서울 지하철 냉난방 관련 민원이 총 44만6839건으로 전체 민원 76만1791건의 58.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 냉방 가전 방송 화면.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 냉방 가전 방송 화면. 현대홈쇼핑 제공

에어컨과 서큘레이터 등 계절 가전 주문액은 지난달부터 크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달 9~30일 기준으로 창문형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50% 가량 증가했고, 서큘레이터와 선풍기는 각각 130%, 85%가 늘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 역시 4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하면서 최근 3년 간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른 판매 호조에 힘입어 홈쇼핑과 백화점은 계절 가전 판촉 방송을 앞당기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상을 예측해 에어컨·선풍기 등 판매를 예년보다 1주일 앞당겼으며, 현대홈쇼핑 역시 10일부터 냉방 가전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역시 삼성·엘지 등 가전 브랜드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이고, 5월 한 달 동안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금액대별 상품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때 이른 폭염으로 지난 4월부터 냉방 가전 판매액이 예상 매출을 2배 이상 웃돌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관련 상품 방송을 전년 시즌 대비 10% 가량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샌드라 오 주연의 영화 <엄마>. 소니픽쳐스 제공
샌드라 오 주연의 영화 <엄마>. 소니픽쳐스 제공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분위기를 회복한 극장가에도 벌써 한여름과 비슷한 분위기가 풍긴다. 주로 6월 중순 시작되는 공포영화 시즌이 올해엔 5월부터 시작됐다. 11일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샌드라 오가 주연한 <엄마(UMMA)>가 포문을 연다. 영문 제목이 한국말 ‘엄마’를 소리 나는 대로 옮긴 ‘UMMA’인 것에서 드러나듯, 한국적 정서인 ‘한’을 할리우드식 스릴러와 결합한 영화다. 이어 <데드캠핑 더 라이브> <크로스 더 라인> <잭 인 더 박스>(12일), <파이어 스타터>(18일), <더 노비스>(25일) 등의 스릴러·공포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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