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선물세트는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급 선물을 준비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치솟는 물가 탓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을 위한 ‘초저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친환경’ 포장 등이 특징이다. 각사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고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뒤 첫 추석을 맞아 유통업계도 본격적인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급 선물을 준비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뿐만 아니라 치솟는 물가 탓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을 위한 ‘초저가’ 선물세트,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친환경’ 포장 제품 등을 고루 준비한 것이 특징이다.
31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백화점들은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앞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식 전문가 클래스 ‘미적감각’을 운영하는 서명환 셰프, 한식 다이닝 ‘품 서울’의 노영희 셰프, 2030세대에 인기인 서래마을 한식 디저트 카페 ‘김씨부인’의 김명숙 셰프와 협업한 6종 선물세트를 내놨다. 박주형 금속공예작가와 협업한 유기그릇에 현대적인 색상의 옻칠을 한 ‘옷칠금속합’에 상품을 담았다.
롯데백화점은 희소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선물 물량을 지난 설 때 대비 40% 이상 늘렸다. 프레스티지 No.9 명품 한우 기프트, 명품 영광 법성포 굴비 세트, 정관장 다보록 천람 등이 눈길을 끈다. 3천만원대 위스키 ‘달모어 40년’과 1500만원대 ‘5대 샤또 그레이트 빈티지 기프트’도 한정수량으로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등심 로스·채끝 스테이크를 각 900g씩 담은 현대특선 한우구이 세트, 한우 특수부위 세트, 이탈리아 피렌체식 티본 스테이크 세트 등을 판매한다. 또 샤인머스켓·혼합망고세트, 샤인머스캣·애플망고·황금향 세트 등 고급 과일 세트와 프리미엄 국산 대하세트, 활 랍스터 세트 등도 준비했다.
대형마트들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초저가 선물세트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이마트는 사전예약 제도를 운영하면서 5만원 미만의 실속 선물세트 ‘리미티드 딜’을 지난해 추석(4종)의 3배인 11종으로 늘렸다. 가격을 최대 40% 낮춘 한정판 실속세트다. 또 최대 75%까지 싸게 살 수 있는 선물세트 공동구매 펀딩을 시도했다. 이마트 앱을 통해 공동구매에 참여할 인원을 모아 목표 수량을 달성하면 할인 혜택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속 대형마트 업종의 본질인 ‘고객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이번 추석 선물세트의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사전예약 선물세트 중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전년 대비 약 10% 확대해, 50%가량으로 구성했다. 깨끗이 씻은 갭(GAP) 사과, 전주 한옥토 배 등 3만원 미만 가성비 과일 세트와 10만원 미만의 한우 세트 등이 눈에 띈다.
홈플러스 역시 가성비를 테마로 대천 도시락김 54봉 세트, 매일견과위드넛세트, 정관장 홍삼원 세트, 당도선별 배·사과세트, 산지기획 홍천더덕세트 등 3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올 추석 선물세트에는 ‘친환경 바람’도 불었다. 캔 햄에서 플라스틱 뚜껑이 사라지고, 부직포 대신 종이 포장재를 쓰는 경우가 늘었다. 씨제이(CJ)제일제당은 기존 200g짜리 스팸 명절 선물세트 전체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데 이어 이번 추석 선물세트부터는 120g짜리 스팸에서도 이를 모두 없앴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적극 반영했다”며 “맛과 건강뿐 아니라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까지 담은 추석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조대림도 안심팜이 포함된 모든 선물세트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없앴고, 동원에프앤비(F&B) 역시 리챔이 포함된 선물세트에서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종류를 30종, 150만개까지 늘렸다.
대상은 선물세트 쇼핑백에 쓰던 부직포 소재를 전부 종이로 바꿔 ‘플라스틱 제로’ 쇼핑백을 만들었다. 또 선물세트 2종의 종이상자 내부 받침도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교체했다. 종이 상자 역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를 쓰고, 콩기름 함유 잉크를 썼다. 코팅도 수성 코팅 방식을 적용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