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 물가 비싸다. 그런데 내년에는 부담이 더 커질 것 같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식품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5명은 내년에는 식품비 지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5~7월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 3321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73.4%는 식품 물가에 대해 ‘비싸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비싸다’는 응답 66.0%에 견줘 올해는 7.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소비자들은 식품 물가 변동의 원인으로 ‘국제 식량 가격 상승’(26.1%)을 첫번째로 꼽았다. 이어 ‘복잡한 유통과정과 과다한 유통 마진’(18.9%), ‘농산물 생산비용 증가’(17.0%)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은 내년에 식품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보다 내년 식품비 지출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응답자의 49.2%로 절반 가까이 됐다. 이는 첫 조사를 벌인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각종 식품비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식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 가운데 ‘가격’의 영향력도 확대됐다. 채소류 구매 시 가격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22.3%로 지난해(17.7%)보다 늘었고, 과일류 구매 시에도 가격을 본다고 답한 사람은 22.7%로, 지난해(18.6%)보다 증가했다. 쌀과 육류 구매 시에도 가격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각각 25.1%, 16.9%로 지난해보다 모두 많아졌다.
소비자들이 식품을 주로 사는 장소는 대형마트가 33.6%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동네 슈퍼마켓(31.5%),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19.9%), 전통시장(9.9%) 순이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다는 대답은 4% 정도였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지난 2013년 89.7%에서 올해 63.2%로 줄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