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생두) 가격이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고 농식품부가 8일 밝혔다. 게티 이미지 뱅크
‘원두 가격 안정된다는데, 그럼 올랐던 커피 가격은?’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커피 원두(생두) 수입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과 올 연초 커피 가격은 잇따라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커피 원두(생두) 수입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며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커피 원두 수입 가격은 ㎏당 6058원으로, 10월 정점(7401원) 때에 견줘 18.1% 하락했다. 이는 국제 원두 가격 및 환율 안정화와 커피 원두 수입 시 부가가치세(10%) 면제 및 커피 원두 수입 전량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2%→0%) 효과가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분석이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가격 내림세는 국제 원두가격(선물)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데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이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식음료·외식업계의 커피 가격 인상 흐름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등 주요 인스턴트 스틱커피 가격을 이달 평균 9.5% 인상했고, 가성비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매머드 익스프레스 역시 오는 10일부터 아메리카노 미디움 사이즈 가격을 1400원에서 1600원으로 14.3%(200원) 올리는 등 가격 인상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인스턴트 스틱커피 1위 업체인 동서식품은 대표제품인 맥심과 카누 등의 제품 출고가를 지난달 15일부터 평균 9.8% 인상했다.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이디야커피도 지난달 22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올린 바 있다.
소비자들은 한 번 오른 커피 가격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담을 호소한다. 40대 직장인 김정현씨는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씩 커피를 마시는데, 요즘은 저가 프렌차이즈 커피는 물론 편의점 커피마저 가격이 올라 부담스럽다”며 “아무리 국제 원두 가격이 안정된다 하더라도 한 번 오른 커피값을 내리는 일은 없으니 솔직히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외식업계의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조치에 따른 혜택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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