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맨주캔. 아사히맥주 누리집 갈무리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대란이 코스트코 이어 편의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스트코에 입고된 뒤 ‘오픈런’ 경쟁을 불러왔던 일본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이달 들어 편의점에 풀리면서 점주들의 ‘물량 확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각 편의점 본사는 발주가 몰리자 편의점 당 물량을 더 줄이고 나섰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1일부터 일부 편의점에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한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벌써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시 초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졌던 일본의 사례가 한국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편의점 지에스(GS)25와 씨유(CU), 세븐일레븐 본사는 각 점포당 1일 48캔(340㎖) 한정이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발주 물량을 2일부터 24캔으로 50% 줄였다. 주문이 폭주하자 물량이 달리는 탓이다. 1캔 4500원, 4캔 1만2천원으로 용량에 견줘 다른 제품에 비해 좀 더 비싼 편이지만, 벌써부터 폭발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한 지에스25 편의점주는 “2박스(48캔)를 주문했는데, 1박스(24캔)밖에 안 들어왔다”며 “그마저도 상자에 몰래 담아 숨겨놓고 단골손님들에게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씨유 점주 역시 “24캔이 들어왔는데, 2시간도 채 안 지나 18캔이 팔려나갔다”며 “박스로 구해줄 수 없냐는 손님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롯데아사히주류가 들여오는 이 맥주는 캔의 일부만 개봉하는 다른 캔맥주와 달리 뚜껑 전체가 열리게 돼 있다. 풍성한 거품 때문에 생맥주와 유사한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수입된 제품은 340㎖ 용량인데, 한정 물량으로 선보인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지난 2021년 4월 일본에서 첫 출시됐다. 출시 초기 높은 인기 탓에 생산량이 뒤따르지 못해 매월 일정 물량만 판매됐다. 지난해 7월부터는 연중 판매가 재개됐고, 10월에는 485㎖ 용량 제품도 나온 바 있다. 한국에서는 에스엔에스(SNS)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일본에 가면 반드시 맛봐야 하고, 사와야 하는 술”로 이름이 높았다.
앞서 한국에 물량이 풀리면서 코스트코 등 창고형 대형마트에서는 구매 수량 제한까지 두는 상황에서도 동나기도 했다.
동네 편의점 네 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아사히 생맥주 4캔을 구매했다는 20대 조아무개씨는 “제품 온도가 12℃ 이상일 때는 거품이 풍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서 6시간 냉장 보관 후 상온에 살짝 꺼내놨다 마셨는데, 역시 거품이 부드럽고 너무 맛있더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노재팬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아사히맥주가 편의점 맥주 1위의 왕좌를 다시 차지할지도 관심거리다. 롯데칠성과 일본 아사히 합작 법인인 롯데아사히주류는 노재팬 운동으로 2020~2021년 매출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