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 프린트베이커리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열리는 ‘카우스 소장전’에서 만날 수 있는 연작 ‘컴패니언’. 워커힐 제공
“5월엔 호캉스 말고 ‘아트캉스’(아트+호캉스) 어때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호텔업계가 각종 문화상품과 연계한 이른바 ‘아트캉스’ 패키지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육체뿐 아니라 정신의 ‘쉼표’를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하겠다는 목표다.
11일 시그니엘 서울은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제이알: 크로니클스’와 연계한 전시 패키지를 내놨다. 프랑스 출신 사진작가이자 거리 예술가인 제이알(JR)의 지난 20년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단독 회고전이다. 사진·영상·페이스트업·아카이브 등 1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롯데호텔 리워즈 회원 대상으로 전시 패키지를 한정 판매하는데, 객실 1박과 함께 티켓 2매를 할인한 요금에 제공한다.
시그니엘 서울 관계자는 “시그니엘 서울은 러버덕부터 벨리곰까지 국내 공공미술의 중심지인 잠실에 있는 호텔이라는 특성을 살린 새로운 아트캉스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웨스틴조선서울은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객실 숙박권과 함께 호텔 인근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시 티켓을 제공한다. 호텔 체크인을 한 뒤 서울의 명소 가운데 하나인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 회화·드로잉·판화·아카이브 등 270여점을 선보이는 호퍼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을 감상하도록 구성했다.
장민진 조선호텔앤리조트 홍보 파트장은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8월까지 예약을 받는데, 한 달도 채 안 돼 객실 50% 이상이 마감된 상태”라며 “특히 패키지 정상가에서 4만원을 할인해주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11개 호텔에서 20세기 대표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전과 협업한 패키지와 투숙객 초청 행사를 마련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디디피·DDP)에서 진행 중인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1960s 스윙잉 런던’전은 호크니를 비롯한 영국 초기 팝아트 14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객실 1박과 더불어 데이비드 호크니 패밀리 나이트 초대권이 200팀(팀당 2인 기준)에 선착순 배부되는데, 오는 26일 저녁 8시 디디피 뮤지엄 1관에서 전문 큐레이터의 도슨트, 스윙재즈 연주, 케이터링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예 전시를 호텔 안으로 들여온 경우도 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숙박과 동시에 워커힐 프린트베이커리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열리는 ‘카우스 소장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비스타X프린트 베이커리’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세계적 팝 아티스트인 카우스의 판화·아트 토이 등 작품 51점을 감상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이 숙박만 하는 곳이 아니라 먹고, 보고, 즐기는 문화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지난달부터 미술계의 대형 행사도 펼쳐져 아트캉스 패키지 기획이 활발하다”며 “5월 들어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호텔에 머물며 도심 속 문화생활을 만끽하려는 투숙객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