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도로에 배달의민족 소속 배달기사가 잠시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배민)이 서울 관악구 등에서 실시했던 ‘알뜰배달’을 오는 24일부터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남부권 11개 지역으로 확대한다. 배달비 절약 모델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일부 점주와 라이더는 “생색은 배민이 내고 부담은 점주와 라이더가 지는 구조”라며 서비스에 대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1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배민은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24일부터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동작, 영등포, 강서, 구로, 금천, 양천 등 10개 구로 ‘알뜰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알렸다. 기존 관악구까지 포함하면 서울 남부권이 알뜰배달 서비스 지역에 편입되는 셈이다. 이어 31일에는 대구 달성군·동구·북구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알뜰배달은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면서도 동선에 따라 최적화된 묶음배달을 하는 서비스다. 배민은 알뜰배달의 장점으로 저렴한 배달비를 꼽는다. 배민 쪽은 “점주가 기존 배민1(한집배달)을 이용할 경우, 6.8%의 수수료와 6천원(소비자도 일부 분담)의 배달팁을 부담해야 했다면 알뜰배달은 6.8%의 수수료와 배달팁 2500~3300원(부가세 별도)만 부담하면 된다”며 “소비자 역시 주문 금액·거리·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2천원만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일부 점주들과 라이더들은 “알뜰배달이 결국 점주와 라이더의 주머니를 털어 배민이 생색을 내는 구조”라고 비판한다.
점주들은 기존엔 음식 가격에 따라 배달비 부담률을 점주가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알뜰배달은 배민이 정해주는 대로 따라야 해 음식 가격이 낮을 경우엔 되레 점주 부담이 커진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예를 들어 기존엔 주문 단가가 낮으면 점주가 2천원, 고객이 4천원을 부담하도록 설정할 수 있었지만, 이젠 점주가 3300원을 내는 경우 (2천원 때보다) 부담이 되레 커진다”며 “배민이 받는 수수료는 그대로인데 점주만 쥐어짜는 꼴”이라고 호소했다.
라이더들 역시 ‘픽업 1200원, 배달 1000원에 100m당 구간 요금 80원’으로 책정되는 구조 탓에 기본 배달료가 3천원에서 2200원으로 줄었다고 호소한다. 라이더 이아무개(25)씨는 “두 개를 묶어도 배달비는 2배가 아니라 구간 전체 기준으로 책정돼 그보다 줄어드는 구조”라며 “또 일반 배달대행과 달리 지정된 순서대로 배달해야 하는 탓에 피자보다 아이스크림·면 음식이 뒷순위가 돼 소비자가 피해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은 배민의 ‘무제한 3천원 쿠폰’ 탓에 콜 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초기 효과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