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오마카세를 내세운 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업체 누리집 갈무리
‘뭐라고? 반려견 오마카세?’
고급 일식 코스 요리를 뜻하는 ‘오마카세’. 엠제트(MZ)세대의 ‘플렉스 문화’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마카세의 ‘반려견 버전’이 등장해 화제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펨족’이 늘면서 나타난 새로운 업종인 셈이다.
최근 ‘애견 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세운 한 업체가 오는 2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애견 오마카세’을 연다고 밝히고 광고에 나섰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업체는 펫요리 전문가들이 개발한 반려견을 위한 오마카세 8가지 코스를 프라이빗룸에서 제공한다고 홍보한다. 또 특별한 시간을 위한 의상도 무료로 대여하고, 생일 등 기념일에 맞춘 서비스도 제공한다. 1견 1주문을 원칙으로 하고, 원할 경우 모든 메뉴는 포장도 된다.
애견 오마카세를 내세운 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업체 누리집 갈무리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소형견(7kg 미만)은 5만8천원, 중형견(15kg 미만)은 6만8천원, 대형견은 7만8천원이다. 예약할 때 반려견의 이름과 품종, 연령, 알레르기 반응 음식, 평소 가지고 있는 질환이나 염려되는 점 등을 꼼꼼히 적게 돼 있다.
이 업체는 “애견을 위한 럭셔리 복합공간이라는 컨셉으로, 애견 오마카세, 애견 카페, 이색적인 무료 의상 등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한다”고 설명한다. 질 높은 음식과 컨셉 의상, 반려견의 건강 등 3박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자랑하는 셈이다. 이어 “인테리어는 ‘봄의 랩소디 테마’로 구성했으며, 화려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반려견과 견주 모두 만족할 만한 분위기”라고 소개한다.
앞서 이 업체는 구인정보누리집 ‘잡코리아’를 통해 오마카세 메뉴 개발자와 요리사 채용 공고도 냈는데, 강아지 관련 자격증 소지자나 펫푸드 스타일리스트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반려견 오마카세 등장을 예언한 유튜브 영상. 유튜브 갈무리
이 업체의 블로그 광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건 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견주를 위한 것 아니냐” “인간보다 개가 더 호강하는 세상이다”라는 비판적인 의견과 “자기 돈 자기가 쓰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의견이 엇갈렸다. 또다른 누리꾼은 7개월 전 한 유튜버가 올린 ‘10년 뒤 생기는 반려견 오마카세’라는 쇼트폼 영상을 공유하며 “성지글이 됐다. 다만, 10년 후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라고 적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