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에선 현대홈쇼핑 못 본다

‘송출수수료 갈등’ 탓 다음달 20일부터 방송중단 안내

현대홈쇼핑 송출 중단 안내문. 누리집 갈무리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다음달 20일부터 위성 방송 업체 케이티(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방송 송출 중단을 선언했다.

18일 현대홈쇼핑은 “케이티스카이라이프와의 ‘프로그램 송출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2023년 10월20일부터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전 권역의 유료방송 서비스에서 라이브 방송이 송출 중단될 예정”이라고 방송 화면을 통해 안내했다. 이어 “해당 유료방송 서비스 고객 여러분께 양해 말씀드리며, 라이브 방송은 모바일과 인터넷 에이치(H)몰을 통해 계속 시청하실 수 있다”고 고지했다.

현대홈쇼핑과 케이티스카이라이프와의 송출 수수료 협상이 앞으로도 진전이 없을 경우, 위성방송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시청자들은 다음 달 20일부터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최근 홈쇼핑 업계는 잇달아 방송 송출 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바 있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다음달 1일부터 케이블티브이 사업자인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로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홈쇼핑 업계는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수수료를 더는 부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국티브이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65.7%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1만원을 벌면 6600원을 송출 수수료로 내는 셈인데, 이렇게 해서 수지 타산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업계에선 블랙아웃을 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케이티스카이라이프 등 케이블티브이 사업자들은 홈쇼핑 업계가 방송중단을 빌미로 압박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쪽은 “이런 조처는 시청자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합리적 대가 산정에 따른 협상을 외면하고 정부 통제를 벗어나 플랫폼을 굴복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업계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중재에 나섰다. 과기부는 조만간 홈쇼핑과 유료방송 사업자 간 계약 공정성을 따지는 대가검증협의체를 열 계획이다.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