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 혐의를 받고 있는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2022년 6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 비에이치씨(bhc)의 지분을 100% 보유한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가 6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박현종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대표이사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박현종 대표는 2013년 비에이치씨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10년 넘게 비에이치씨를 이끌어왔다. 박 대표는 임기 동안 경쟁 업체와 소송전을 벌이고, 최근에는 가맹점 ‘쥐어짜기’ 논란으로 국회 국정감사 출석 대상에 언급된 바 있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8명의 이사 가운데 박현종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만장일치로 대표이사 변경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차영수 사내이사가 선임됐다. 차 신임대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엠비케이(MBK)파트너스의 파트너다. 엠비케이파트너스는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의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고, 비에이치씨에 두 명의 이사를 추천한 바 있다. 이밖에 국외 투자기관이 45%, 박 대표가 8%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박 대표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임’이라는 모양새 대신 ‘해임’ 통보를 받은 것은 다른 대주주들과 갈등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회장은 경쟁업체인 비비큐(BBQ)와 소송전을 벌이고, 비비큐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의 법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비에이치씨와 엠비케이 브랜드 평판마저 나빠지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과 2023년 비에이치씨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비에이치씨 대주주인 엠비케이파트너스의 윤종하·부재훈 부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른 바 있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이사회 관계자는 “악화되는 외부 경영 환경에 맞서,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및 자회사 비에이치씨의 기업 명성 및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성장성을 추구하며, 글로벌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준법감시)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 이사회는 이날 박현종 대표와 함께 일한 임금옥 비에이치씨 대표 해임도 의결했다. 8일 비에이치씨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는 비에이치씨와 함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외식업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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