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국외 단체여행 비용 증가 폭이 13년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달 국외 단체여행 비용 증가 폭이 13년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펜데믹) 기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숙박비 등이 크게 오른 데다,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국제항공운임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물가 통계를 보면, 지난달 국외 단체여행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8.4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9월(17.6%) 이후 13년 1개월 만에 최고 증가 폭이다. 소비자물가지수란 가계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사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2021년 국외 단체여행비 소비자물가지수는 90~100 초반대를 형성하며 전년 대비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5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선언 이후 국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이 지수도 큰 폭으로 뛰기 시작했다. 전년 대비 국외 단체여행비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 5.7%에서 9월 12.6%로 상승 폭을 키운 뒤, 지난달 15% 선을 넘어선 것이다.
국외 단체여행 부담이 커진 요인으로는 패키지여행 상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과 숙박비 상승이 꼽힌다. 최근 국제유가 강세로 유류할증료가 올랐고, 코로나19로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주요 여행지의 숙박비도 전년 대비 크게 오른 상황이다. 고환율도 비용 부담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최근 국외 여행 상품 구조가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도 비용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거리두기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여행객들이 단체 여행보다는 개인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소규모 인원에 의무 쇼핑 일정이 없는 ‘노 쇼핑’으로 꾸려진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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