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항공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항공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려동물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항공사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은 제주항공이다. 이 항공사는 ‘팻패스’란 이름의 쿠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한 고객에게 스탬프를 적립해주는데, 이 스탬프를 6개 모은 고객에게는 반려동물 국내선 운송 편도 요금을 50% 할인해준다. 8개 적립 땐 국내선(편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지난 3월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반려견 전용 도시락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도시락은 수비드 닭안심 스테이크, 치킨트릿, 연어트릿 3종으로 구성돼 있다.
에어서울도 반려동물 쿠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스탬프를 3개 모으면 반려동물 운임을 반값 할인받을 수 있고, 6개 모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2017년부터 반려동물 마일리지 서비스인 ‘스카이펫츠’를 이어오고 있다. 반려동물을 등록하고, 함께 여행 갈 때마다 스탬프를 모으면 운송요금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반려동물을 운송 케이스나 펫박스 등에 넣어 기내에 태우는 것과 수화물 위탁 방식으로 수하물 짐칸에 따로 싣고 가는 방법이다. 반려동물과 운송 케이스를 더한 총 무게가 7㎏ 이하면 기내에 싣고 탈 수 있다. 다만, 기내에서 반려동물을 운송 케이스 밖으로 꺼내선 안 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반려동물 기내 동반 탑승은 가능하지만, 화물칸 운송이 불가한 곳도 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승객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항공사의 올해 1~3분기 반려동물 수송량(국내선+국제선)은 11만4천여마리였다. 4분기를 제외하고도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6만7천마리)의 1.7배로 늘어난 것이다. 항공사들이 반려인을 겨냥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다만, 반려동물 운송이 이처럼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동물을 기르지 않는 승객이 불편을 호소하는 일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탑승에 항의하는 고객들도 있고, 반려동물을 데리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 가운데서도 엄격한 반려동물 운송 관련 규정에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며 “반려인이나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모든 항공사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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