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안전정보시스템(www.agros.go.kr)
농식품 안전정보 시스템 가동
정부 문제원인 규명에도 도움
참여농가 1% 아직 초보단계
정부 문제원인 규명에도 도움
참여농가 1% 아직 초보단계
생산부터 판매까지 클릭으로 추적
주부 김미정(가명)씨는 지난 주말 농협 수원 농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친환경 농산물’인 애호박 한 봉지를 샀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인증을 받았다는 표시가 붙어있고, 인터넷에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단계의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이력추적관리번호’도 포장지에 적혀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 김씨는 집에 돌아와 ‘농식품안전정보시스템’(www.agros.go.kr)에 접속해 이력추적관리번호(00052-0600020)를 입력해봤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생산자 정보에서 충북 청원군 강외면의 농민 이현철씨가 기른 애호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직접 연락이 가능한 휴대전화 번호도 적혀 있었다. 재배일지에선 사용한 다섯 가지 비료의 수량과 사용 날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연히 농약 사용 기록은 없었다. 중간유통단계와 최종판매지의 정보도 꼼꼼히 기록돼 있었다.
지난달부터 가동에 들어간 ‘농식품안전정보시스템’이 ‘먹거리 안전 지킴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림부가 해양수산부·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함께 구축한 이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은 김씨처럼 농산물의 생산·유통과정 등에 대한 이력추적을 비롯해 안전성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식품안전을 담당하는 정부기관들은 안전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고, 식품안전사고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밝혀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외국에 수출한 농산물도 추적이 가능해 동포들에게도 유용하다. 실제 농림부에서 알려준 이력추적관리번호 00001-0609271을 입력해보니, 논산에서 재배된 배가 지난 10월 초 미국에 있는 한 대형마트로 수출된 것으로 나와 있었다.
농산물 이력 추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생산자가 인터넷에 재배·출하기록 등을 올려 농산물 이력추적 등록신청을 하면 된다. 또 농림부가 올해부터 본격 실시하고 있는 우수농산물관리제도에 참여해도 이력추적이 가능하다. 지에이피는 생산부터 유통, 판매 단계에 이르기까지 농약·중금속·미생물 등 농식품 위해요소를 관리하는 제도로, 110가지의 까다로운 관리 항목이 지정돼 있다. 지에이피 인증을 받으면 ‘인증표시’가 포장지에 붙고, 이력추적이 가능한 번호가 배당되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허용 기준을 초과했을 경우 역추적을 통해 최대한 빨리 원인을 찾아내고 조처를 취할 수 있다.
특히 지에이피에 참여하는 농가가 매우 빠르게 늘고 있어 이력추적시스템 확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농림부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지에이피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모두 3445곳으로 지난해 말 965곳에 견줘 세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농식품안전정보시스템’의 빠른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아직 초기단계이다 보니 이력추적이 가능한 농가의 수가 전체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유럽은 지난해부터 농산물 전품목에 대해 이력추적 의무화를 실시했다”며 “우리도 참여 농가의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2013년엔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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