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는 음악용?…책·강연·영화까지 즐겨봐!
음성 콘텐츠 시장 확대 소리파일 종류 다양해져
시각장애인들에 큰 도움 ‘오디오북’ 직장인에 인기
시각장애인들에 큰 도움 ‘오디오북’ 직장인에 인기
엠피3 플레이어로 들을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원래 문자나 화면으로 제작된 콘텐츠가 요즘 인터넷에서는 엠피3 파일, 윈도우 미디어파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책이나 잡지의 문자콘텐츠를 음성으로 옮겨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소리로 된 정보를 공유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 6월 다음세대재단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로 공유하겠다’는 취지로, 음성저장물 기록소인 ‘소리아카이브’(soriarchive.net)를 열었다. 국내 처음 등장한 음성 콘텐츠 아카이브다. 이 사이트에서는 연설, 강좌, 인터뷰, 저작권이 지난 음악 등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또 ‘소리 RSS’라는 코너를 통해 외부 블로거가 공유하고 있는 음성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의 조양호 팀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미국 대학들은 강좌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며 “디지털 형태로 된 자료가 모아져 있는 미국의 아카이브(archive.org) 같은 사이트에서는 역사적인 인물의 음성이 잘 보존돼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도 1987년 당시 대중 집회에서 있었던 연설 등 음성으로 된 역사를 발굴 보존하고 기록할 것”이라며 “주요 공공기관이나 라디오 방송 쪽에도 계정을 열어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언어로 된 콘텐츠 제작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같은 단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소리도서관(sorisem.net), 소리책(sori.or.kr) 등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전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책이나 잡지 내용은 물론이고 텔레비전 드라마까지 음성 콘텐츠로 전환되어 있다. 장애인을 위한 공익서비스인 만큼 확인 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엘지상남도서관도 지난해부터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미리 녹음된 음성이나 책의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voice.lg.or.kr)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음성 콘텐츠를 공유하려면 먼저 콘텐츠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음성 콘텐츠 공유와 보존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 김청길 팀장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유명한 영화를 보여주고 싶어도 영화사가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음 조양호 팀장도 “음성 콘텐츠를 왜 보존해야 하는지부터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양해진 음성 콘텐츠 수요를 바탕으로 ‘오디오북 시장’을 만들려는 온라인서비스 업체도 생겼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인티큐브는 지난해 9월부터 ‘오디언’(audien.com)을 통해 베스트셀러를 비롯한 여러가지 책들을 오디오북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출판사와 저자로부터 저작권을 사서 도서 내용을 각색한 뒤 성우들이 연기를 하고 음향 효과 등을 넣어 녹음을 한다. 무협지 같은 경우 최대 9명의 성우가 투입되기도 한다. 오디언의 김은하 대리는 “엠피3 플레이어로 들을 수 있는 것이 음악 외에 많이 없어 이 시장에 들어왔다. 주로 20~30대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며 한 편당 내려받는 데 700~1000원이 든다”고 전했다. 이 사이트 외에도 전자책 전문서점인 북토피아(mp3.booktopia.com), 교보문고 전자책서점 제노마드(genomad.co.kr)가 오디오북을 판매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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