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점유율 내년 호주산 제칠듯”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올해 들어 한우의 산지 가격은 25% 넘게 떨어졌지만, 소비자 가격 하락율은 5% 남짓에 그쳐 유통업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전문연구 기관인 지에스앤제이(GSnJ)가 28일 낸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 한우산업에 태풍인가 미풍인가’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한우(600kg)의 평균 산지 가격은 334만9천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461만9천원에 견줘 26.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지육(도축 뒤 머리 등을 제거한 고깃 덩어리)의 경우 kg당 1만3671원에서 1만1672원으로 14.8% 떨어졌다. 반면 한우 고기 소비자가격지수는 99.2에서 93.7로 5.5% 낮아지는데 그쳤다.
산지 가격이 소비자 가격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농민들이 불안해 하면서 산지 시장에서 농가의 가격 교섭력이 약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소비자 가격, 지육 가격 동향 정보를 산지 농가에 널리 알려 지나치게 싼 값에 팔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이후 연간 쇠고기 전체 수입량(2008년 7월~2009년 6월)은 지난해보다 46% 많은 25만4천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갈비의 경우 수입량이 2007년보다 2.7배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적별로는 미국산이 13만9천톤으로 오스트레일리아산(11만5천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기피 현상이 없어져 2003년 이전 수준의 수입량을 회복하기 까지는 11~20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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